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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한바(塞罕坝:새한패)의 하늘에서 만난 녹색 수호신
2017-08-05 15:29:20 cri

 

망화루 앞의 류군 부부

류군 가족사진

류군의 작품

류군의 작품

망화루에 오른 류군

 

(음향1 류군)

"여기는 따훙모즈(大红毛子)구요, 저기는 따시꺼우 (大西沟)입니다. 그리고 옆의 건 예쭈워(野猪窝)입니다…"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건 사면팔방 어디나 초록 일색으로 똑같이 생긴 임해이다. 그런데 류군은 마치 어느 자식을 찾듯 이름들을 하나하나 단번에 짚어낸다. 그저 기이하기만 하다.

싸이한바(새한패) 임장의 망화루(望火楼)에서 류군을 만났다. 싸이한바 임장은 중국에서 제일 큰 인공림장으로 하북성 승덕현에 위치해 있다. 망화루는 림장의 최고봉인 해발 1940미터의 양병대(亮兵台)에 있다. 가없는 푸른 숲과 나무는 구름송이 같은 망화루 아래에 펼쳐진다.

류군(劉軍) 부부는 이곳에서 11년째 생활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직업은 삼림 지킴이이다. 11년 내내 그들 둘을 동무하고 있는 건 주변의 나무들과 풀과 산짐승들뿐이다. '외딴 하늘 섬'을 고수하는 외톨이가 따로 없다.

(음향2류군)

"여기는 양병대 망화루입니다. 현재 일체 정상입니다."

류군은 망화루에 오른 후 이렇게 전화로 상황을 회보한다. 류군은 망화루에 하루 한번만 오르는 게 아니다. 9월 15일부터 이듬해 6월15일까지는 15분에 한번씩 망화루에 오른다.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기간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뜨는 해와 함께 망화루에 오르고 저녁에 지는 해와 함께 망화루에서 내린다.

한 달이 아니고 일년이 아닌 긴긴 11년을 어떻게 날마다 하나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을까…

산은 그냥 산이 아니라 가문의 대물림하는 '가업'같은 존재라고 류군이 그 비밀을 밝힌다.

(음향3 류군)

"모친님에게 들었는데요, 저는 5살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때 이곳엔 망화루가 처음 생겼습니다. 그때는 허름한 오두막이었어요. 그 당시 주위에는 나무조차 없었지요. 그래서 바람이 불면 오두막이 날려 갈까봐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류군의 부모는 20대 초반인 1962년 싸이한바에 정착했다고 한다. '황막한 땅' 이라고 일컫는 이곳에서 '모래를 극복하고 수림을 만들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전국 18개 성에 있는 24개 전문대의 127명 전문대 졸업생들이 현지인 369명과 함께 달려왔다.

평균 해발 1010-1940m, 최저 극한 온도는 섭씨 -43.3도, 강풍 날수가 연 평균 53일, 1년중 7달은 적설… 종국적으로 '한 뙈기 한그루의 나무(一棵松)'가 '백만무(百万亩, 약667평방미터)의 나무의 바다'로 되었다. 이 임해의 기적은 류군 부모를 비롯한 조림(造林) 1세대가 두손과 두발로 만든 것이다.

임해의 지킴이로 나선 조림 2세대 류군과 그의 아내에게 있어서 싸이한바 임장은 말 그대로 조림 1세대의 부모가 평생을 바쳐 일궈 낸 '가업'이었다. 이 '가업'을 지키는 것은 당연히 자식들의 사명으로 되고 있었다. 류군의 아들 류지강도 4년전 림장에 돌아와 화재방지 요원으로 있다고 한다.

(음향4:류군)

"저의 부모님 세대가 창업을 했으니, 저와 아내는 조림 2세대이고 아들은 조림 3세대 되는 거죠. (조손 3대가) 가업을 지키는 것이죠. 가업은 반드시 잘 지켜야 합니다."

장장 11년 망화루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무슨 불편이 있을까?…우리의 물음에 류군의 아내는 뜻밖의 대답을 했다. 오히려 산에서 내려와 평원의 집으로 돌아가 있으면 뭔가 잃은 것처럼 불편하다는 것. 마치 밖에 젖먹이를 내놓은 것처럼 도무지 마음이 편치 않단다. 그래서 며칠 안 되는 휴가 기간 더구나 근심이 많아 휴가가 끝나기 바삐 부랴부랴 산에 오른다.

(음향5: 류군 아내 제숙염齐淑艳)

"오래 있다 보니 감정이 생겼나 봐요. 집에 내려가면 이틀만 있어도 불안하고 빨리 산에 오고 싶어요. 집에만 가면 산에 불이 붙는 악몽을 자꾸 꾸거든요. 이제는 여기가 더 집 같아요."

실제 망화루의 입구에 들어서면서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층계마다 유화작품이며 서예작품, 십자수작품이 수림의 꽃처럼 장식되어 있었다. 임해에서 홀로의 고독을 이겨내기 위한 이들 부부만의 '비방'이라고 한다. 그들은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작품을 선물로 드리기도 하고 손님들로부터 작품을 선물 받기도 하면서 작은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음향6:류군)

"'녹색 수호신(绿色守护神)'라는 이 작품은 저희 임장 주임이 써준 작품입니다. 또 다들 우리를 이렇게 불러요. 어떤 분은 '산정의 집안(山顶人家)'이라는 글을 남겨줬습니다."

화재방지 감시 제어 시스템이 발전한 현재에도 인공감시는 삼림보호의 '눈'으로 불리며 신속하게 화재상황을 알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싸이한바 인공임장에는 망화루가 도합 9곳이 있다. 재미있게도 와중에 8곳이나 모두 류군 부부처럼 부부 망화루(夫妻望火楼)라고 한다.

싸이한바 임장의 류해영(劉海瑩) 책임자는 싸이한바 사람들은 사명감을 갖고 수도권에 천연병풍을 만들고 또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의 수원지를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55년 동안 싸이한바인들은 이곳에 녹색의 세계를 만들고 녹색 수호신으로 녹색의 장성을 쌓아 간 것이다.

(음향7: 류해영)

"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망화루를 지키고 있는 건 사명에 충성하는 싸이한바 사람들의 (대를 이은) 정신세계를 보여줍니다. 싸이한바 임장의 나무들은 부모님들 세대, 그리고 이들 세대가 직접 심어놓은 나무들입니다. 때문에 이곳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깊은 정이 담겨있죠."

취재,글: 이향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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