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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游記| 베이징의 서점탐방 첫 이야기
2015-09-02 17:39:00 cri

 —종이 냄새 나는 사람들, 그 첫 이야기

만남은 아름다운 인연이다. "우연히,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참 좋은 말이다. 운명이란 황홀함이 묻어나 늘 사람들을 설레게 하니깐 말이다. 서점이 마냥 좋다. 그 곳에서 우리는 또 다른 "나"와 만나게 되며 "그"와 함께 웃고 울고 대화를 한다. 그리고 모두가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있음이 보이고 느껴진다.

(베이징의 한 백화점에서 만난 아담한 서점)

오늘 날, 서점이라고 하면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을 나누어 말해야 하는 시대다. 상당수 사람들이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는것이 현실이다. 한 두권의 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가격차가 대량의 책을 구입할때는 어마어마한 돈을 남길 수 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서점을 찾아 책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왜 그럴까?

서점은 공간이 아니라 장소라고 생각한다. 구매는 어디에서나 이루어지지만 책과의 만남으로부터 이어지는 소통은 장소에서 뿌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소란 곳에 난 "분위기"를 강조하고 싶다.

서점은 기억이 묻어 있는 장소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마냥 좋다고 하는 이유가 아마 함께 한 사람 그리고 함께 나눈 책에 대한 감정에서 오는 추억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서점 일각)

베이징에는 다양한 분위기를 뽐내는 서점들이 꽤 많다. "서점 탐방"의 첫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더운 한 여름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뛰어든 백화점에서 아담한 서점을 발견했다. 서점이라 하기엔 규모가 작고 책의 수량도 적어 책방으로 부르기에 더 어울릴것 같다.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책을 보고 고르고 있었다.

눈을 맑게 하는 초록색과 원목 책장들의 매치가 한결 잘 어울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기분을 더욱 밝게 한다. 뒷쪽에 자리 잡은 커피숍은 회원들을 상대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그외에도 책을 구입한 사람들 또는 음료수를 주문한 사람들은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책방을 찾은 어린이)

인근 주택가를 타겟으로 한 이 책방의 가장 큰 포인트는 어린이 독서장이다. 때마침 방학이라 어린이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았다.

가장 구석진 자리에 잡고 있는 할머니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통통한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알고 보니 외할머니와 곧 초등학교에 입학 할 외손녀 "커플"이었다. 여자아이는 또래 아이보다 키가 컸고 볼살이 통통했으며 대화에서 "참 똑부러진 아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회원권을 끊어줬기에 자주 서점에 온다고 했다. 혼자서 책을 골라 보는 재미도 있고 모두가 책을 읽고 있어 계속 책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있게 그림형제의 <개구리 왕자>를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이 마음에 새겨졌다고 얘기해 주었다.

<독서 할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 --시드니 스미스 >

꼬마여자애는 자신의 "친구"를 아주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느낀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컬러링 북 <비밀의 정원>)

올 여름 베스터셀러 중의 베스터셀러가 컬러링 북 <비밀의 정원>이 아닌가 싶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늘 휴대전화에 얼매여 사는 어른들의 기분을 전환해 주는 힐링의 책으로 색연필과 함께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여기서도 <비밀의 정원>에 열심히 자신만의 느낌을 살려 그림에 색을 입히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였다.

고등학생 비슷한 여학생 둘, 그들이 쉬는 틈을 타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림을 구경했다. 대학 입학 시험을 앞둔 고2생이었고 학원수업을 마치고 서점을 찾았다고 한다.

(만남의 장소로 서점을 찾는 두 고등학생)

그들 역시 이 서점의 회원이었다. 이 두 학생은 오프라인 서점의 충실한 팬이다. 한권의 책이든 대량의 문제집을 사든 그들은 꼭 오프라인 서점을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서점에서 주는 혜택 외 절대 값을 흥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저자에 대한 독자로써의 기본적인 존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서점은 영원하리라고 외쳤다. 대형 서점을 제외하고는 많은 서점들이 판매액이 급감해 물이 없는 나무처럼 "말라 죽고"있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매체나 관련 기구에서 서점 살리기 캠페인을 벌려 사회에 호소해 곳곳에 서점들이 오픈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등등의 얘기를 꺼내 서점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서점 일각)

<서점만큼 인간의 심성이 그토록 약해지는 곳이 어디 있는가? –헨리 워드 비처>

그렇다! 만약 서점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쉽게 낯선 사람들에게로 다가 갔을까? 그들 역시 쉽게 나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생각을 공유했을까? 아마 어려웠을 것이다.

서점이 마냥 좋다. "나"와 같은 혹은 "나"와 다른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슴속은 언제부턴가 벅차오른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힘인가 싶다. 하늘이 파랗고 높아지면서 가을이 곧 오려나 본다. 독서의 계절이라 부르는 가을이 오면 우리 다시 서점에서 만나자! 우연히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글/사진: 임해숙, 조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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