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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遊記]책으로 시작된 소통
2016-08-02 17:01:20 cri

책, 사람, 그리고 인연 <書遊記서유기>를 따라 독서의 세계로 떠나봅니다. 책과의 만남을 통해 더 큰 세상을 바라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입니다.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그는 이 작품으로 더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2015년도 베스터셀러 중의 베스터셀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도서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인생 막판에 몰린 세 명의 젊은 친구, 빈집을 털러 갔다가 변변한 물건도 건지지 못한 채 도망쳐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깜깜한 어둠 속을 허위허위 걸어서 오래전에 폐업한 가게로 피신한다. 한적한 언덕 위에 마치 그들을 기다려온 것처럼 고즈넉하게 서 있는 낡은 잡화점.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한가운데 달이 둥실 떠 있다. 뒷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과 공간이 출렁 뒤틀리는데 …"

신비하게 느껴졌나요? 추리적인 스릴러가 느껴지면서 읽는 내내 감동이 사라지지 않는 작품이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손에 휴대폰을 들고 게임을 하거나 모바일 정보를 체크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다행하게도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적은 비중이지만 책을 보는 사람들도 꼭 있다는 것입니다. 책 보는 그들의 모습이 제 눈에는 늘 아름다웠고 웬지 패션적이였습니다. 그게 설정이라해도 책을 손에 쥐었다는 것 만으로 엄지를 세워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과연 어떤 책들을 읽고 있을까?하는 궁금증도 큽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한번은 이런 장면을 보았습니다. 30대 정도로 보여지는 한 남자가 옆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책을 들여보다가 머리를 마주치는 것이지요. 책 주인이 여자라 불쾌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그 남자가 당황해하며 말을 합니다.

"제가 책을 그만 다 본 바람에 … 미안합니다."

그 다음 어떻게 됐을까요?

극적이십니다. 여자는 책을 내려 놓고 마침 눈이 아파 쉬고 싶었던 터라면서 우호적으로 방긋 웃었지뭐에요.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책에 대한 얘기를 즐겁게 나누는데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제가 지하철에서 내리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책은 마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심을 다소 풀어줌으로 오랜 대화를 하게하고 소통으로 더 깊은 감정을 나누게 하는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그 장면을 생각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편 다른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혹시 만에 혹시 두 사람이 모두 싱글이라면 그 순간의 소통으로 새로운 인연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나만의 환상이 떠오릅니다.

출근길의 "빨리빨리"가 아닌 퇴근길의 여유를 빌어 저도 한번 지하철에서 책을 통한 대화를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리고 같은 책을 읽었던 사람을 만난다는 건 참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났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사무직을 맡고 있는 최양은 독서를 즐겨하고 일기를 매일 적는 싱글녀입니다. 그녀는 "3일만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다 읽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적게 잡아 한 달은 걸려야하는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따뜻한 내용들이 많았고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그의 창작력에 흠뻑 빠졌다. 그의 기타 작품들도 쭉 보려는 생각인데 두 번째로 선택된 작품은 <<백야행>>이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손에 쥔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책을 만났다는 건 마치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운 수다를 떨며 유괘한 한때를 보낸 것과 같다는 느낌을 준 명랑한 젊은이였습니다.

또 한 분은 역시 여자. 다년간 일본어 관련 업무를 해온 40대초반의 왕 여사는 이 책을 원문으로 읽었다고 합니다. "이 작가는 낯설지가 않다. 그의 추리 소설은 거의 다 읽어 본 셈이니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할때 따뜻함이 강렬했고 공간적 교체라는 소재가 독특했다. 추리 작가이다 보니 작품 전개에서의 추리성과 논리성은 여전히 감탄을 자나낸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추리 소설을 즐겨 보는 분이라서 그런지 성격도 무척이나 시원시원했고 묻고 싶은 저보다 더 많은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의 퇴근 길은 꽤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정말 즐거웠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기억이 뚜렷합니다. 책으로 시작된 소통은 여느때보다 쉬웠고 편안했고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그들 생각이 문뜩문뜩 납니다. 요즘 그들은 어떤 책들을 읽고 있는지? 우리가 또 다시 만난다면 어떤 책들을 공감 할 수 있는지?

글: 임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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