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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과 문화] 계림(桂林)
2018-03-15 17:41:59 cri

광서(廣西) 계림은 2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문화 도시이다. 또한 계림은 산수가 아름다워 국내외에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오직 계림만이 살기 좋은 고장이다"라고 말했고 송나라의 명신(名臣)이고 시인인 범성대(范成大) 는 "계림의 기이한 산은 천하 제일이다"고 말했으며 그 후 송나라 유명한 대신 이증백(李曾伯)은 또 "계림 산천 갑천하(甲天下)"라 했다.

먼 옛날 계림이라는 지명이 없었고 이 곳에는 산과 하천, 그리고 숲을 이룬 계수나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계림이란 곳은 왜 이런 지명을 가졌고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을까? 이 이야기는 서왕모의 반도(蟠桃)잔치에서 시작된다.

서왕모의 반도잔치는 손오공에 의해 엉망이 됐다. 천계의 4대 선녀 상아(嫦娥)와 직녀(織女), 마고(麻姑), 원녀(元女)가 함께 요지(瑤池, 신화 속 서왕모가 사는 곳)의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과 옥돌로 지은 누각, 그리고 눈부신 나무와 꽃들이 황홀한 풍경을 이루었다.

이때 마고 선녀가 말했다.

"한번 둘러 보니 요지의 풍광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의 힘으로 이런 곳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에 상아 선녀도 찬성했다.

"맞아요. 아니면 우리도 이런 곳을 한번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원녀가 조심스레 말했다.

"장난 하지 말아요. 그건 천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이에 직녀가 제안했다.

"아니면 인간 세상에 내려가 각자 한곳을 찾아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누가 더 잘 만들었나 겨뤄보는 것은 어때요?"

직녀의 제안에 다른 선녀들도 찬성했다. 그리고 3일 내에 누가 더 아름다운 곳을 만들어 내나 겨루어 보기로 약속했다.

첫째 날, 마고 선녀가 지금의 운남성(雲南省) 노남현(路南縣)에 석림(石林)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천하 제일의 기이한 경관"으로 불리우는 운남 석림이다. 마고는 자신이 만든 풍경에 만족하며 기뻐했다.

두 번째 날, 직녀가 항주(杭州)를 선택해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직녀도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만족스러워 했다.

세 번째 날, 원녀가 낙양(洛陽)에 와서 용문석굴(龍門石窟)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원녀가 손가락을 살짝 들어 멀리 가리키니 세상 천지에 화사한 모란 꽃이 피어났다. 원녀 역시 자신의 작품에 만족했다.

하지만 상아는 3일간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다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자 상아는 급히 남쪽으로 날아갔다. 상아가 지금의 계림을 지나며 보니 황막하기 그지 없었다. 산도 없고 하천도 없으며 백성들은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상아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하여 상아는 달에서 계수나무 종자를 가져와 이곳 도처에 계수나무를 심었는데 그 때로부터 이곳은 "계림"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게 됐다. 상아가 또 오색 구름을 타고 북방의 뭇 산 중에 서서 입으로 바람을 휙 불더니 수많은 산들이 말로 변신했다. 상아는 그 말들을 이끌어 계림에 도착했으며 말들이 다시 산으로 변해 기이한 풍경을 이루었다. 거기에 넓은 계수나무 숲까지 더해져 황홀한 경관을 조성했다. 상아는 자신의 작품을 흐뭇하게 감상하고 있다가 여기에 강이 더해지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했다.

상아는 원래 서왕모의 요지에서 물을 끌어오려 했는데 서왕모가 선녀들의 계획을 알아 차리고는 요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은하수 마저 빈틈없이 막았다.

이에 상아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때 남해의 이곳을 지나던 관세음보살이 계수나무 향에 이끌려 계림에 왔다가 정교하고 기인한 산봉우리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강이 없으니 생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때 상아는 기회를 놓칠세라 관세음보살 앞에 다가가 이렇게 물었다.

"좋은 방도가 없을까요?"

이에 관세음보살은 "어려울게 없지. 네가 뭇 산 사이에 물길을 만들어 준다면 나의 이 옥병(玉甁) 속 물을 부어 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강을 만들수 있지 않겠는냐."라고 답했다.

상아는 기뻐하며 관세음보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옥병을 받아 즉시 물길을 만들기 위해 떠났다. 관세음보살은 상아가 떠나기 전에 다음날 오경(五更) 까지 반드시 옥병을 돌려와야지 아니면 월궁에 갇히게 된다고 재삼 당부했다. 상아는 꼭 약속을 지키겠다 말하고 적당한 물길을 찾아 나섰다. 상아는 한참 찾았으나 마음에 드는 물길을 찾지 못했다. 고민에 빠진 상아는 천계(天鷄)가 새벽을 알리는 소리에 사색에서 깨어나 관세음보살의 충고를 무릅쓰고 완벽한 물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상아가 한창 물길을 만들고 있는데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상아는 손에 쥐고 있던 옥병을 물길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옥병에서 물이 흘러나와 삽시간에 계림에 물결이 출렁이고 산의 그림자가 물에 비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다. 하지만 상아의 실수로 옥병은 물길에 떨어지면서 정병산(淨甁山)이 됐다. 관세음보살이 대노하며 상아를 천계로 불러 들였다. 상아와 계림의 백성들이 이별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이 강물에 섞였다 하여 사람들은 그 후로 이 강을 이강(漓江)이라 불렀다.

그때로 부터 계림의 산수는 아름답기로 세상에 이름났다.

번역/편집: 조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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