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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과 문화] 조주교(趙州橋)
2018-07-12 16:16:28 cri

길이가 64.4m이고 폭이 9m되는 조주교(趙州橋)는 전체적으로 보면 단칸 홍예교이지만 사실 28개 아치형 돌을 세로로 병렬시켜 만들었다. 조주교는 그 건축 구조가 매우 독특하여 예로부터 "정교하고 견고함이 천하 제일이다"라는 미명을 자랑했다. 조주교는 과학적이면서도 중국 특유의 민족 풍격을 지니고 있어 중국 고대 건축 중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조주교라는 이름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도 하다.

현재의 하북성(河北省) 조현(趙縣)은 원래 조주(趙州)라 불렀는데 이곳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돌다리가 있었다. 큰 것은 조주 남쪽에 있었는데 천상의 웅장한 무지개 다리를 방불케 했다. 전한데 의하면 이 다리는 중국에서 건축 공장의 시조로 추앙되는 노반(魯班)이 건설했다고 한다. 한편 작은 돌다리는 조주의 서쪽에 위치했는데 수면위에 떠 있는 백룡과 같았으며 작지만 정교했다. 이 작은 다리는 노반의 여동생 노강(魯姜)이 세웠다고 한다.

전한데 의하면 노반과 그의 동생 노강이 전국을 노닐다가 조주에 오게 됐는데 길고 넓은 강이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이 강은 물살이 세고 해마다 여름과 가을에 큰 비가 내릴 때면 자주 홍수가 범람해 강 양안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

노반은 이 사실을 알고 주민들에게 물었다.

"왜 강 위에 다리를 놓지 않았나요?"

이에 주민들이 말했다.

"강이 넓고 물이 깊은 데다가 파도가 칠 때면 물살이 거세서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장인을 찾기 힘듭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저희는 강에 띄운 작은 배 두 척으로 강을 건너는데 가끔 풍랑이 심할 때면 매우 위험하답니다."

그 말을 듣고 노반은 이곳 주민들의 생활이 우려됐다. 그는 여동생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곳 주민들을 위해 돌다리를 하나 만들어 보는게 어떨까?"

그 말에 노강도 동의했다.

하지만 노반은 어린 동생이 일에 집중하지 못할 까봐 걱정이 앞섰다. 그는 동생에게 말했다.

"다리를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야! 너처럼 작심삼일이면 절대 안돼. 게다가 넌 솜씨도 별로이니 이 일을 과연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이구나."

그 말에 노강은 오기가 생겼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아요. 솜씨도 절대 오빠한테 뒤지지 않을 걸요. 아니면 우리 겨루어 볼까요? 오빠는 큰 다리를 만들고 저는 작은 다리를 만들어 볼께요. 누가 더 잘하나 보죠."

그 말에 노반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아! 겨루어 보지! 그럼 언제 시작해서 언제 완성할지 기한을 먼저 정하자꾸나!"

이에 노강이 말했다.

"날이 어두워 지면 시작해서 다음 날 날이 밝을 때 완성하는 것으로 해요!"

노반은 천천히 서산 쪽으로 걸어갔고 노강은 도시 서쪽으로 발걸음을 다그쳐 급히 공사를 시작했다. 노강은 다리를 만들면서도 나이가 어리다고 반신반의하는 오빠의 말이 거슬렸다. 그는 꼭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리라 마음 먹었다. 열심히 다리를 만든 노강은 삼경(三更)이 지나기도 전에 다리를 완성했다.

노강은 일찍 공사를 마치고 오빠가 있는 도시 남쪽으로 떠났다. 하지만 강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노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노강은 생각했다.

"오빠는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거지? 그나저나 이번에는 나한테 안 될게 뻔하군."

노강이 돌아가려고 하는 순간에 그는 멀리 서쪽 태항산(太行山)에서 한 사람이 양떼를 몰고 오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양을 몰고 오는 사람이 바로 노반이었다. 더 자세히 보니 노반이 몰고 오는 것은 양떼가 아니라 눈처럼 하얗고 옥돌처럼 광채가 좋은 백석이었다. 그는 돌들을 강가에 가져다 놓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각종 석재로 가공했다.

그 광경을 보고 노강은 크게 놀랐다. 노반이 만든 다리는 웅장하고 위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견고하고 튼튼했다. 그에 비해 노강이 만든 다리는 차이가 많이 났다. 이에 노강은 조바심이 생겼다. 다리를 다시 만들자니 시간이 부족했다. 하여 그는 장식용 조각에 더 신경쓰기로 했다.

노강은 조각칼로 다리에 반고개천(盤古開天), 대우치수(大禹治水), 견우와 직녀, 단봉조양(丹鳳朝陽) 등 조각을 새겼는데 그 조각이 생동하고 정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강은 조각을 완성하고 흐뭇하게 자신의 작품을 바라봤다.

그리고 노강은 즉시 노반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멀리서 보니 강 위에는 무지개가 내려 앉은 듯 했다. 바로 노반이 만든 다리였다. 노반은 마지막 망주석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때 장난기가 발동한 노강이 나무 뒤에 숨어서 닭 울음소리를 냈다. 그랬더니 수탉이 따라서 울어대며 아침을 알렸다. 노반은 그 소리를 듣고 급히 마지막 망주석을 설치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돌다리가 완성됐다.

조주에는 하룻 밤 새에 두개의 돌다리가 생기는 기이한 일이 생겨 큰 화제가 됐다. 많은 장인들이 이곳을 찾아 다리를 참관하고 그 정교한 기예를 배웠으며 수많은 처녀들이 이곳을 찾아 다리에 새겨진 문양을 본땄다. 조주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었고 다리도 점점 더 유명해 졌다. 하여 사람들은 노반이 만든 이 다리를 조주교라 불렀다고 한다.

번역/편집: 조옥단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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