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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과 문화]조천호항(趙千戶巷)
2018-09-04 15:38:03 cri

전설에 따르면 300여년 전, 장헌충(張獻忠)이 수천척의 금은보화를 실은 배를 이끌어 성도(成都)에서 물길을 따라 남하했는데 사천(四川) 팽산현(彭山縣) 강구진(江口鎭) "노호탄(老虎灘)"일대에서 사천 서부 지역의 관료 양전(楊展)의 습격을 받아 배 위에 실은 대부분 금은보화가 물속에 침몰됐다고 한다. 최근 팽산현은 인수 공정을 시작하면서 물길을 파는 과정에 많은 은정(銀錠)을 발굴했다. 이는 "수천 척의 보물 배가 침몰"한 전설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장헌충은 명나라 말기 농민 봉기군을 이끈 지도자였다. 민간에서는 장헌충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안휘성(安徽省) 합비에 있는 옛 지명 조천호항(趙千戶巷)에도 장헌충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200년 전의 <합비현지(合肥縣志)>에는 조천호항이 기록돼 있다. 청나라 노주(盧州) 옛 성곽도를 보면 조천호항은 삼효구(三孝口) 서북 모서리에 위치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월과 함께 지도에서 사라졌다.

전한데 의하면 명나라 말년에 섬서(陝西) 전역에 재해가 끊이지 않아 시체가 온 들판에 널렸다. 살길이 없었던 농민들은 급기야 봉기를 일으켰다.

숭정(崇禎) 3년 장헌충이 고향에서 18개 마을의 농민들을 이끌어 봉기 대오를 조직했으며 "팔대왕(八大王)"이라 자칭했다. 그는 지혜가 많고 계략이 풍부했으며 과감하고 용맹해 군대를 이끌어 남북을 휩쓸고 다니며 전쟁마다 승리했다.

장헌충은 합비성을 공격하기 전에 조(趙)씨성을 가진 수재를 만났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마음이 통했다. 농민 출신의 장헌충은 아는 글자가 몇 개 안됐으나 조씨는 겉보기에 연약해 보이나 식견이 넓고 천하를 우려하는 넓은 흉금을 가졌다. 이에 장헌충은 몹시 탄복했다. 두 사람은 술을 한잔 기울이며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이별 할 때 장헌충은 조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곧 성을 공격하게 된다네. 그러면 성안이 크게 어지러워질 터이니, 다른 곳으로 피하는 게 좋겠네."

그 말을 들은 조씨는 말했다.

"대장부가 고향이 어지러워 졌다고 버리고 도망갈 수는 없지요. 하물며 저의 가족들도 성 중에 있는데 말입니다. 가족의 안위를 생각해야지 않겠습니까!"

장헌충은 그 말을 듣고 조씨의 인품에 더욱 탄복했다. 그는 깃발 두개를 건네주며 말했다.

"내가 성 안으로 공격해 들어가거든 이 깃발을 집 문 앞에 세워 두게. 그러면 가족이 무사할 것이오."

조씨는 깃발을 받아들고 장헌충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는 집에 돌아갔다.

조씨가 집에 돌아간 후 얼마 안돼 장헌충은 합비성을 정복했고 대군이 기세 드높게 성 안으로 들어왔다. 성 안은 연기가 자욱하고 전쟁의 불꽃이 흩날렸으며 백성들은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이 위급한 시각에 조씨는 장헌충이 전해 준 깃발을 골목 어구와 끝에 각각 하나씩 세웠다. 장헌충의 병사들은 그 깃발을 보고 모두 물러 갔다. 순식간에 골목 안에는 피난 온 사람들로 붐볐고 그 인수가 약 1만명에 달했다.

장헌충의 부하들은 이 광경을 보고 장헌충에게 보고했다. 장헌충은 즉시 말을 타고 직접 골목에 이르러 보니 골목이 사람들로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이에 장헌충은 의아해 하며 조씨에게 물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부 당신네 가족이란 말이오? "

조씨가 대답했다.

"저는 큰 능력은 없으나 가족이 흥성하답니다. 도합 천여 가구가 될것입니다. "

장헌충은 조씨가 백성들을 구하려는 마음을 알아채고 그냥 돌아갔다. 이에 골목 안에 피신한 백성들은 환호했고 목숨을 구해준 은인 조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조씨의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가 살았던 이 골목을 조씨네 천 가구 골목이라는 의미로 조천호항이라 이름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조천호항이란 지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노주의 수많은 옛 골목 중에서 조천호항은 특별한 것도 없고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포용과 선량함을 담은 조천호항은 오늘날 단지 하나의 골목이 아닌 합비인들의 넓은 흉금을 상징한다.

번역/편집: 조옥단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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