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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적 감성을 깨워라! 만년필의부활
2017-03-31 17:33:54 cri

만년필이라고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가 커다란 황금색 펜촉에 잉크를 자주 리필해줘야 하는 부담감, 그리고 계약서에 사인할 때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요즘에는 그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일반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외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층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만년필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만년필 매출액은 10억 달러를 넘었고 그중 절반이 중국에서 소비돼 중국은 만년필 소비대국으로 꼽혔다. 중국의 만년필 판매 매출액은 전체 유럽 국가들의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만년필이 줄곧 이처럼 사랑받았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만년필 시장은 지속 하락해 처참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중국의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만년필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영웅' 만년필인데 1996년, 영웅 만년필의 전체 자산은 7억 원 인민폐에 달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 경제위기에 몰려 49%의 주식을 매도하기에 이르렀고 매도 당시 전체 자산은 2500만 원도 채 안돼 '영웅' 만년필과 함께 커온 세대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중국 국민만년필 '영웅' 만년필

그러나! 20세기 30년대를 풍미하던 중국 국민 만년필, '영웅'이 벼랑끝 위기에서 다시 부활한 것은 2015년 33% 매출액 성장을 달성하면서부터였다. 그해 '영웅' 만년필의 매출은 전년대비 7.3% 급성장한 1억원을 돌파했으며, 그 다음해인 2016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16년 영웅의 매출액은 연초의 12.31% 성장에서 6월에는 26.17% 증가했으며 전자상거래 매출액도 50%나 증가했다.

또 과거에는 문방구의 판매코너에서 볼펜, 중성펜, 샤프 등 소위 판매량이 많은 필기구들은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하고 만년필이나 잉크는 눈에 잘 띄지 않거나 또 특별히 찾는 사람들만을 위해 계산대에 비치해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처럼 필기구 코너에서 밀려났던 만년필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만년필이 고급 백화점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 유명한 만년필 브랜드인 '파커'의 경우 베이징에만 무려 34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유명한 대형 백화점 뿐만 아니라 명품들이 즐비한 베이징 금융거리쇼핑센터에도 입점돼 있다. 요즘 뜨고 있는 독일 중저가 만년필 브랜드 라미도 베이징에서 6개의 매장을, 상해에서는 9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몰 타오바오의 파커만년필 전문점에 들어가보니 판매량이 가장 많은 만년필은 가격 318원에 달하는 'IM 락카 블랙' 만년필 제품후기가 무려 5만건에 달했다. 후기를 읽다가 많은 구매자들이 매장에서 사용해본 후 온라인 구매를 선택했다는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고객에게 만년필이나 잉크를 직접 시필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을 선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소비를 자극하고 판매량을 늘일 수 있다면 훌륭한 판매전략이 아닐까.

그렇다면 매번 잉크를 리필해서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만년필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요즘 인터넷에서는 구하기 힘든 만년필을 소개하거나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글을 SNS에 공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컴퓨터 자판에 익숙한 세대들이 손글씨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되찾고 싶어하고, 그 감성 취미를 가져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만년필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잡을 수 없는' 펜이 되곤 한다. 펜을 잡는 모양, 글씨를 쓸 때 펜을 누르는 힘의 세기에 따라 펜촉의 이리듐은 미세하게 서로 다른 모양으로 마모돼 펜 주인의 필기체에 딱 맞는 펜으로 길들여진다. 만년필에 레이저로 이름이나 좋아하는 문구 등을 새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년필의 아날로그 매력이 '나만의 글씨로' '나만의 멋'을 표현하려는 디지털 시대 젊은층의 욕구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은 글씨체로 찍어내는 프린트물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처럼 만년필을 통해 '나만의 개성'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10대, 20대 젊은 소비층이 늘어난 것도 만년필의 판매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한 만년필 매니아는 '다른 나라의 글씨에 비해 중국어 한자는 만년필로 썼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며 만년필을 고집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또 누군가는 잉크를 리필해서 사용하는 만년필은 환경보호에도 일조한다며 만년필 찬양론을 펼친다.

우리는 현재 디지털 스마트 기술을 애용하고 그 안에서 편리하게 살아가지만 인간의 감성과 감정까지 잃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불안감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만년필의 부활이 바로 이런 디지털 스마트 기술에 뭍혀 살아가는 우리들의 불안감의 표현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유가 어찌됐건 디지털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할 수는 있어도 우리들의 감성까지는 지배할 수 없는가 보다.

번역/편집:이경희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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