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미니 성으로 불리는 장벽(張壁)촌은 중국 산서성 진중(晉中)시 개휴(介休)시 용봉(龍鳳)진에 위치해 있다.

군사와 거주, 생산, 종교 활동을 한 몸에 모은 장벽촌은 성과 지하도, 궁궐과 절 등 거의 모든 건축기법으로 두터운 역사책을 방불케 한다.

일명 장벽고보(張壁古堡)라고도 하는 장벽촌은 면적은 크지 않지만 기원전 하상(夏商)시기의 문화유적과 수당(隨唐)시기의 지하도, 금(金)나라시기의 무덤, 원(元)나라시기의 무대건물, 명청(明淸)시기의 가옥 등 다양한 시기의 건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수당시기의 지하도와 유무주묘(劉武周廟), 유리비석 등은 이 곳에만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천오백년전 당(唐)나라 초기에 형성된 장벽촌은 용의 모양이다. 남쪽성문에 새긴 용조각이 용의 머리이고 남쪽문에서 성밖으로 뻗은 9갈래의 돌길이 용의 수염이며 성안의 300m 길이의 청석길은 용의 몸체이다.

거기다가 길 양쪽에 줄지어 선 우아한 가게와 소박한 가옥들, 노오란 유리기와를 떠인 절과 아름드리 고목이 조화로운 운치를 자랑하면서 장벽을 풍부하게 한다.

간주

장벽에는 다른 곳에서는 거의 소실된 수당시기 동네의 특색인 이방(里坊)이라는 골목이 보존되어 있다. 장벽의 용가(龍)가와 작은 골목의 삼거리에서 항문(巷門)이라고 하는 골목문을 볼수 있다.

골목을 출입하는 유일한 출입구이기 때문에 이 문만 닫으면 이방은 폐쇄된 성안의 성으로 된다. 이런 이방들은 서로 호응도 하고 그러면서 단독으로 싸울수도 있어서 완벽한 방어체계를 형성한다.

장벽고보는 마을의 길에도 방어체계를 만들었다.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마을에 동서향으로 세 갈래의 깊은 골을 만들어 마을을 세 쪽으로 갈라놓아 유사시에는 서로 단절되게 했다.

그리고 성안에서 남쪽 성밖으로 통하는 통로가 만들어지고 성의 서쪽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30m 깊이의 아찔한 벼랑이며 동쪽도 마찬가지여서 수비하기는 용이하고 공격하기는 어려운 군사보루임을 자랑한다.

장벽고보는 지상에 군대를 주둔한 동시에 지하에 길이 3000m에 달하고 3층 높이에 달하는 지하도를 축조했다. 이 지하도에는 함정과 통신실, 밖의 동정을 살피게 만든 구멍, 매복습격하는 곳, 탈출구, 배수구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또한 지하도에서 원활한 호흡을 위해 지하도 밖으로 통하는 구멍도 사이사이에 만들었다.

지하도의 입구는 대부분 아주 은밀한 곳에 냈다. 일반 집의 벽장속 은밀한 곳에 입구를 만들기도 했고 우물벽에 출입구를 만든 경우가 가장 많다. 장벽고보의 10개 우물 중 8개가 지하도의 출입구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방대한 군사시설을 만들었음에도 아무런 기록이 없어서 전혀 고증할 길이 없으며 그로부터 이 시설이 어느 정도 고도의 보안유지로 축조되었는지 알수 있다.

간주

대 규모의 군사시설외에도 장벽고보의 절 또한 인기이다. 진무전(眞武殿)과 공왕전(空王殿), 삼대토전(三大土殿), 이랑묘(二郞廟), 관제묘(關帝廟) 등 16개의 절 중 대부분은 성위에 세워져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절이 명나라시기에 지은 공왕불행궁(空王佛行宮)이다. 장벽촌 북쪽성문위의 이 절은 노란 유리기와를 떠 이고 정교한 조각물을 자랑한다.

이 절에서 꼭 보아야 할 것은 보기 드문 유리비석이다. 공황불행궁의 복도 앞쪽에 공왕불의 수련과정을 적은 유리비석과 공왕불행궁의 축조과정을 적은 유리비석이 두 개가 나란이 있다.

장벽촌은 도자기업과 양조업을 비롯해 전통수공업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백자와 유리제조가 특히 유명해 장벽촌에는 오늘날까지 화려한 빛을 뿜는 유리가 건자재로 많이 사용된다. 그밖에 장벽촌에서는 식초와 우질의 좁쌀, 호두, 대추 등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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