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문화의 마을로 불리는 왕구(汪口)촌은 중국 강서성 상요(上堯)시 무원(婺源)현 강만(江灣)진에 위치해 있다.

산 좋고 물 맑은 왕구촌은 옛날에 편리한 물길에 의해 번성일로를 걸었으며 그로 인해 오늘날도 많은 유적들이 남아 있다.

1100여년전의 송(宋)나라때 조성된 이 마을은 입구에 강물이 있다고 해서 이름이 왕구이다. 수려한 산수의 영기를 받아서인지 왕구촌은 예로부터 많은 인재들을 키웠고 책의 고향이라는 미명도 가진다.

왕구촌은 동네 앞쪽 지세가 상대적으로 낮고 뒤로 가면서 점점 높아져 마치 마을이 산을 베개로 삼고 물가에 들어누은 듯하다. 거기다가 강을 사이두고 왕구촌을 막아선 병풍같은 푸른 산이 합쳐 산과 물과 거리와 가옥과 전원이 어울린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한다.

간주

왕구촌의 가옥사이를 누빈 거리들은 그물모양을 형성한다. 동네 가운데를 가로지른 거리를 중심으로 18갈래의 길이 부두와 통하고 그 사이로 이름도 없는 수많은 골목들이 누비면서 촘촘한 그물을 짠다.

그 그물속에는 취성교(聚星橋)와 조공교(曺公橋), 유운행택(兪運行宅), 대부제(大夫第), 술덕당(述德堂), 신지당(愼知堂), 생훈당(生訓堂), 수훈당(守訓堂), 적선당(積善堂), 존여재(存與齋)서원을 망라해 주옥같은 유적들이 있다.

강물을 따라 조성한 천년고가(千年古街)는 일명 관로정가(官路正街)라고도 한다. 천여년전의 송나라때 조성되어 육칠백년전의 명청(明淸)시기에 번성일로를 달린 이 거리는 반달모양으로 뻗은 600m 길이의 청석길이다.

왕구촌의 340여채 가옥 중 150여채가 이 길 양쪽에 위치해 있다. 햐얀 벽체에 검정 기와를 얹은 이런 가옥들은 뜰을 두지 않고 가게와 거실, 주방, 침실 등 건물만 두고 있다.

잡화점과 원단가게, 떡집, 쌀집, 중약방, 상사, 기름짜는 작업실, 방앗간 등 온갖 가게들이 모여있는 고풍스러운 옛 길은 한적함 속에서도 어젯날의 번창함을 보여준다.

강남 제일의 사당으로 인정되는 유씨종사(兪氏宗祠)는 1744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웅장한 구조의 유씨종사는 세 겹의 뜰을 거느리고 사당도 3층 건물이다.

다양한 조각기법에 의한 정교한 조각물이 많은 유씨종사는 전문가들로부터 "조각예술의 보물고"로 인정된다.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이 사당에서는 오늘날도 해마다 최고급별의 예의를 갖춘 조상제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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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5년에 지은 무덕당(懋德堂)은 덕을 쌓고 선한 일을 하는데 힘쓰라고 자손들을 가르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건물에서 포인트는 뜰의 북쪽에 위치한 대갓집 규수들이 머무는 초당격의 수루(繡樓)이다. 이 수루는 모양이 특이하고 조각이 정교하다.

그밖에 거실의 처마와 문틀, 벽돌, 돌에 모두 우아한 구도와 생동한 형상을 가진 다양한 동식물 조각물이 즐비한데 부르거나 만지면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하다.

일경당(一經堂)은 자손에게 부를 물려주지 말고 공부해서 출세하라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한다. 이 건물에도 대들보와 문, 기둥에 옛스럽고 화려한 온갖 조각물이 새겨져 있다.

건물사이의 자그마한 뜰인 천정(天井)은 채광과 통풍을 위한 시설이다. 일경당의 천정에는 교묘한 배수시설을 추가했는데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천정에 모인 빗물을 효과적으로 건물밖으로 내보낸다.

간주

1879년의 양원서옥(養源書屋)에는 거실용으로 사용되는 전원(前院)과 강의실격인 과당(課堂), 스승이 머무는 숙사실(塾師室), 주방 등 건물들이 있다. 뜰에는 또한 키 높은 고목이 세월감을 자아낸다.

120m 길이에 15m 너비의 평도언(平渡堰)은 1723-1735년사이에 축조된 방죽이다. 갑문을 설치하지 않고도 저수와 항행, 홍수방지 등 기능을 하는 이 평도언은 수리공사의 대표적인 걸작이라 할수 있다.

평도언의 축조로 인해 왕구촌의 상업부두는 더욱 번창했고 그로 인해 왕구촌에는 최고로 18개의 상업용 부두가 있었다. 방죽은 200여년동안 물에 부대끼면서도 오늘날까지 그대로 있다.

왕구촌의 풍속도 문화적 분위기가 짙다. 1년 중 36일동안 제사를 벌이고 오락을 즐기는데 조상과 신에 제사를 지내는 외 등불놀이와 글자놀이, 노래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그밖에 지식과 수재를 중히 여긴 왕구촌에는 문정(文亭)과 문창각(文昌閣) 등 문인들이 모여 시를 쓰는 장소도 있어서 짙은 문화적 분위기를 풍긴다.

왕구촌으로 가려면 무원현에서 추구(秋口)행이나 강만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