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9개 중 네번째인 북해(北海)공원은 하얀 탑과 맑은 물의 정원입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가장 최초로 시민공원으로 개발된 북해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 여유로운 생활의 분위기를 안고 있습니다.

황궁인 자금성(紫禁城)의 북문을 나와 해자기슭을 따라 서쪽으로 조금 걸으면 북해공원의 남문에 이릅니다. 북해의 남문을 들어서면 눈앞에 퇴운(堆雲)과 적취(積翠)라는 이름을 가진, 채색 그림이 화려한 패방 2점이 나타납니다.

남문의 바로 곁에는 회색의 벽돌을 쌓아 조성한 둥근 성 단성(團城)이 있고 단성에는 천여년전의 원(元)나라때 커다란 옥돌을 조각해 만든 "독산대옥해(瀆山大玉海)"라는 이름의 주기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단성을 뒤로 하고 패방을 지나면 저 앞 경화도(琼華島)산정에 커다란 배를 내민 하얀 탑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북해의 심벌인 백탑은 청(淸)나라때인 1651년에 축조되었습니다.

높이 35.9m의 백탑은 둥글게 튀어나온 커다란 배를 가지고 있으며 남쪽을 향한 면에 티베트 문양의 문을 그렸습니다. 문은 문이지만 열수 없는 그 문을 열면 백탑속에 어떤 보물이 있을까?

음악

청나라때 백탑을 축조할때 만든 명세에 의하면 이 탑속에는 불상과 사리를 담은 은으로 된 박스외에 금과 은, 불경, 의발, 법기, 약품, 비단, 다과 등 공물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보물은 탑 수선때만 잠간 빛을 보고 항상 어두운 탑속에 묻혀 있습니다.

누가 보물을 탐내지 않으랴만은 백탑의 처마에 걸린 풍경이 귀맛좋은 소리를 내고 저 멀리 자금성에서 띄우는 연을 보며 산 기슭의 정자에서 노래소리가 들리고 붉은 담벽과 노란 기와의 자금성이 백탑 주변의 북해와 중해(中海), 남해(南海)와 함께 도성의 기개를 보여주면 사람들은 백탑속의 보물은 생각하지 못합니다.

경화도란 건강과 장수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이름입니다. 일반 서민은 물론이고 황제는 더욱 불로장생을 원했기 때문에 선인의 산이름을 따서 자신의 황실정원을 꾸몄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의 동해에는 봉래(蓬萊)산과 영주(瀛洲)산, 방장(方丈)산 등 선인의 산이 있는데 그 산에는 장생불로하는 선인들이 산다고 합니다. 북해공원의 경화도는 그 중 봉래산을 의미하고 원래는 섬이었던 단성과 서산대(犀山臺)가 영주산과 방장산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북해의 호수는 봉래섬을 둘러싼 바다인 태액지(太液池)를 뜻합니다. 북해는 천여년전의 료(遼)나라때 호수의 바닥을 파서 섬을 조성하고 섬과 호수기슭에 건물을 축조했으며 북해를 기준으로 황궁을 지었습니다. 북해가 생기고 나서 도성인 베이징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음악

북해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된 청나라 건륭(乾隆)제가 "경도춘음(琼島春陰)", 경화도의 봄날 그늘이라는 의미의 글을 직접 써서 비석에 새겼는데 경도춘음은 연경팔경에 선정되었습니다.

햇빛이 찬란한 봄날 경화도 북쪽 기슭을 거닐면서 시원한 호수를 보고 힘들면 고요하고 아늑한 정자에 앉아 잠간 쉬어가고 시장기가 느껴지면 호수가에 마련된 음식점 방선(仿膳)에 들어가 궁중의 음식을 맛 보면 경도춘음의 경지를 피부로 느낄수 있습니다.

경화도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푸른 녹음속에 소서천(小西天)과 대서천(大西天), 천복사(闡福寺), 서천범경(西天梵境) 등 붉은 불교건물들이 보입니다. 서북쪽의 호수가에는 다리와 이어진 정자 오룡정(五龍亭)이 용을 방불케 합니다.

동쪽 붉은 담벽의 옆에는 청나라 후궁들이 누에신에 제사를 지내는 잠단(蠶壇)이 조성되어 있고 그 옆에는 건륭제와 황제의 자손들이 글을 읽던 정심재(靜心齋)가 있습니다.

정심재의 서쪽에는 대장경을 번역하고 인쇄하던 장소인 천왕정(天王殿)이 위치하고 그 너머에 바로 424쪽의 채색 오지기와를 모아 조성한, 유일무이한 보물 구룡벽(九龍璧)이 있습니다.

이 구룡벽에는 큰 용 9마리를 중심으로 도합 635마리의 용이 있는데 혹은 구슬을 가지고 놀고 혹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에서 헤엄칩니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용을 하늘과 통하는 임금의 화신, 길한 짐승으로 인정하면서 용의 토템문화를 이어옵니다.

음악

그밖에도 북해에는 볼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백탑의 앞쪽에 상단은 둥글고 하단은 네모나게 조성한 정교하고 화려한 유리집, 화산석으로 조각해 만든 기이한 짐슴도 명물입니다.

쾌설당(快雪堂)의 양쪽 복도에는 진(晉)나라때부터 원나라때까지 이르는 귀중한 서예작품이 조각되어 있고 정심재에는 걸음마다 붉은 연꽃과 비단잉어가 비경입니다.

북해에서는 역사의 흐름을 읽는 동시에 오늘날의 로맨틱도 느낄수 있습니다. 육지의 고건물을 일일이 보고나서는 배 한 척을 세내서 배놀이를 하면 별다른 정취를 느낄수 있습니다.

북해를 보는데는 약 3시간이 소요됩니다.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동문으로 진입해서 경도춘음을 거쳐 단성, 영안교(永安橋), 영안사, 남쪽으로 백탑 등반, 서쪽으로 백탑 하산, 경소루(慶宵樓), 복도, 의란당(漪澜堂), 의청루(依晴樓), 척산교(陟山橋), 정심재, 구룡벽, 오룡정, 소서천을 보고 북문으로 정원을 나옵니다.

북해는 시원한 배놀이가 명물인 여름에 최고지만 다른 계절에도 볼거리가 아주 많다. 봄에는 버드나무 휘늘어지고 여름에는 연꽃이 만발하며 가을에는 푸른 하늘과 푸른 물, 푸른 숲이 시원하고 겨울에는 설경 또한 비경입니다.

그밖에 북해공원에 위치한 방선(仿膳)음식점은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궁중음식 전문입니다. 과거 황궁에서 황제와 비빈들이 먹던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데 맛은 좋지만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북해공원은 수도 베이징 서성(西城)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베이징 도심 곳곳에서 북해행 버스나 북해를 경유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자신의 코스에 따라 동문과 북문, 서문행 버스를 선택하고 지하철을 사용할 경우에는 6호선이 가장 가깝습니다.

그럼 오늘 여행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