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景曦
2021-09-18 21:03:20 출처:cri
편집:李景曦

모멸감 느낀 프랑스, 주미 주호주 대사 소환

프랑스가 17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발표했다. 프랑스가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미국과 호주가 15일 발표한 '이상한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상한 상황'이란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이날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맺고, 호주가 프랑스와 맺은 거액의 잠수함 구매 계약을 파기하고 미국과 협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을 말한다. 미국에 '주문 강탈', 호주의 '계약 파기'에 프랑스는 분노를 참지 않고 대사 소환이라는 부득이한 외교적 수단을 단행했다. 

프랑스인들은 노여워할 만 하다. 미국과 호주의 암묵적 유착은 마치 상처와 수모를 지닌 칼날로 프랑스를 찌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적 피해이다. 호주가 파기한 것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구매 계약으로 규모로 볼 때 프랑스의 사상 최대 방위 계약이었다. 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프랑스는 많은 노력과 협상을 거쳤고 2016년에 최종 협의를 달성한 후 계약의 세부 사항에 대해 호주 측과 계속 협의해왔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끼어들면서 프랑스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호주의 거래 취소로 전 세계의 주요 무기 수출국인 프랑스 국방 부문의 경제적 손실이 클 것이라고 미국 CNN이 17일 분석했다.

경제적 이익보다 프랑스를 더 멍들게 한 것은 동맹의 배신과 그에 따른 모멸감이다. 익명의 한 프랑스 인사에 따르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6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프랑스는 호주와의 잠수함 프로젝트가 자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동맹의 관심을 배려하지 않았다. 미국이 영국과 호주와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 결성을 발표하기 전 프랑스와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백악관은 잠수함 계약 사실을 언론에 통보한 뒤에야 프랑스에 알렸다.

이런 식의 '배후적' 조작은 프랑스를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민족적 자존심과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느꼈을 굴욕감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르드리앙 외무장관이 성명에서 미국과 호주의 '배신'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필립 에티엔느 주미 프랑스 대사는 미국과 호주의 행보는 "프랑스와의 동맹관계, 파트너십, 그리고 유럽에 대한 인도태평양전략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240년 넘게 미국과 동맹국으로 지낸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미국과 의견이 엇갈리고 언쟁을 벌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신뢰가 깨진 적은 없었다. 미국이 동맹에 대해 얼마나 이기적이고 난폭하며 횡포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오죽하면 플로렌스 팔리 프랑스 국방장관이 미국이 동맹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프랑스는 '명백하게 보았다'고 감탄했을까.

미국 현 정부는 출범 후 전임자에 의해 파괴된 '환대서양동맹' 관계를 복원하겠다며 '가치관'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은 유럽인의 마음을 송두리째 서늘하게 했다.외부에서는 이를 통해 미국의 동맹체제가 겉으로는 서로 지지하지만, 경제·안보·전략적 이익의 충돌이 있을 경우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싸움을 야기하는 체제임을 속속히 보아냈다.

미국으로서는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 진정한 동맹은 없다. 유럽은 이제 전략적 자율을 추구하고 진로를 자신들의 손에 맡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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