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을 배경으로)
남: 중한수교 15주년을 맞아 현재 베이징에서 제1회 한국공연예술제가 한창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여: 녜, 그렇지요. 공연예술제는 지난달 24일에 개막해서 이달 14일에 끝나는데요. 저도 공연소식을 접하고 천교극장으로 취재를 갔었습니다. 천교극장은 관중석이 1,2층으로 되였고 관객 1천2백명 정도 수용할수 있는 규모의 극장입니다. 저는 취재를 떠나면서 조금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현대프로그램도 아닌 전통문화 프로그램으로 오늘 공연장에 관객을 어느정도 동원할수 있을지? 그런데 상상밖에 공연장은 기대에 부푼 한국관객들과 중국관객들로 자리를 꽉 메웠습니다.
남: 이날 공연은 어떤 프로들로 묶어졌습니까?
여: 공연장으로 막 들어가면서 입구에서 이날 공연프로의 연출을 담당한 한국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창작공연학부의 권병웅 교수를 만났습니다. 그럼 그의 얘기를 통해 알아보시죠.
교: "오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교류할수 있어서 너무 반갑게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적 관심중에 그런 문화가 왜 생길수 있는지, 그 문화의 뿌리인 우리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한국의 오래된 문화와 현대적인 문화, 두가지를 보여드릴겁니다. 특히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왕의 남자"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그 영화가 줄을 타는 사람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줄을 탄 연기도 하고 출연도 한 배우가 직접 무대에서 줄 타는 시범을 해드릴겁니다. 중국인들한테 한국문화를 통해서 만날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 권병웅 교수가 얘기했듯이 이날 공연은 한국중앙타악단의 퓨전국악으로 시작돼 25현가야금 3중주단 "율"의 공연,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줄타기 명인 권원태씨의 생생한 줄타기 공연등이 펼쳐졌는데요. 프로들마다 나름대로 한국 전통예술의 매력을 한껏 과시하면서 장내관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특히 중국관객들에게 익숙해진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와 "엽기적인 그녀"의 주제가 "I bilieve"를 가야금으로 연주해 친근감을 주었고 권원태씨의 생생한 줄타기 공연은 한국만의 특이한 전통문화를 재미있게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프로로 한국의 전통사물놀이가 선정되였는데요. 관람석의 관객들도 요청에 의해 무대위에서 배우들과 한데 어울어져 신나는 곡에 맞춰 춤추는 모습은 공연장을 뜨거운 분위기로 이끌어 갔습니다.
남: 공연을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소개를 듣고 보니까 너무나 재미있었을것 같습니다.
여: 녜 정말 볼만했습니다. 그럼 함께 지난 개막식 공연에서 스틸드럼이라는 특수 타악기의 연주를 통해 아프리카 등지의 퓨전타악까지 선보인 한국중앙타악단의 신명나는 공연 대목을 잠간 들어보시죠. (음향크게)
남: 이 중앙타악단은 지난해 제7회 남녕국제민요예술제에서도 아주 큰 호평을 받지 않았습니까?
여: 맞습니다. 당시 20여개 나라들에서 공연에 참가했는데요. 한국 중앙타악단의 공연이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말할수 있었지요.
(줄타기 공연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남: 한국의 줄타기같은 전통예술은 중국에서는 참 이색적일것 같아요.
여: 저도 한국 줄타기는 처음 봤는데요.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은 배우가 공연도중 항상 관객들과 연동을 시도한다는 점이였습니다. 연동을 하는 과정이 배우와 관객간의 거리를 줄이는 과정이였고 또 관객들이 배우와 호흡을 같이 할수 있어서 친근감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줄타기를 보면서 궁금한점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공연이 끝나자 마자 무대 뒤쪽에 가서 권원태씨를 찾았지요. 권원태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궁금증을 풀수 있었습니다.
기: 너무나 아슬아슬해서 손에 땀을 쥐고 봤는데요. 얼마동안 연습하면 이 정도 할수 있을까요?
권: 연습이 아니라 제가 올해까지 줄타기에 입문한지가 30년이 됩니다. 어릴때부터 해야 되고, 우리 줄타기 역사는 천년이 넘었어요. 우리나라가 예전에도 중국과 교류를 많이 했잖아요. 중국에서 사신이 온다든지, 외국에서 사신이 왔을때는 영접을 하기 위해서 궁에서 줄을 타고 했던 놀이를 이렇게 중국 현지에서 할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가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기: 줄타기를 하려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어떤 것입니까? 아무나 하고싶으면 다 할수 있습니까?
권: 그렇게 말할수가 없어요. 운명이라고 할수가 있지요. 어떻게 보면 본의가 아니게 이 줄타기를 접하게 돼서 오늘날까지 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조건을 따지고 한다기 보다는 운명적인 만남이였다고 할수나 있을까요? 그렇게 말할수가 있어요.
기: 공연에서 보니까 줄위에서 어떤 이야기라도 엮어가는것 같던데요. 어떤 이야깁니까?
권: 여러분들도 아시지만 중국기예단은 굉장히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한국에서는 기예쪽이 남사당 놀이에 있어요. 줄타기가 뭐냐 하며는 예전에 양반과 쌍놈 계급사회가 있을때, 그때 당시에는 아주 밑에 있는,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양반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잖아요. 그러면 광대들이 줄위에서 양반흉내, 걸음흉내를 내고 이런 식으로 빗대서, 그러니까 마당놀이 개념이예요. 관객과 같이 호흡을 해가면서 대화도 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울고, 이런 식으로하다보니까 보는 위주의 중국기예단 공연과는 달리 우리 나라 정통 줄타기는 음악이 있고 소리가 있고 재미있는 재주가 있다고 볼수 있지요.
기: 영화 "왕의 남자"에서 강우성 대역을 맡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죽음을 앞에 둔 장생이 눈물겨운 대사를 치면서 "나는 다시 태어나도 광대지."라는 장면이 있는데요. 권원태씨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권: 광대 매력이 있어요. 관객들하고 호응을 하고 관객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 이럴때는 굉장히 기분이 좋지요. 근데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떨어져서 다쳐서 다리가 골절상을 당한다던가… 이런 부분을 알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하면 아마 못하겠지요. 그런데 겉 모습만 보고 '아 멋있다' 이렇게 하면 다시 할수도 있겠지요. 양면성을 갖고 있는거예요.
기: 줄타기는 항상 부상의 위험 속에서 연습과 연희를 반복하는 예술이고 게다가 또 대중문화와는 달리 쉽게 근접할수 있는 예술도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현재 한국 젊은이들속에 이 예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되고 한국에 제자들이 몇명이나 됩니까?
권: 한국에 이런 줄타는 사람이 10명도 안됩니다. 지금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이 있어요. 현재 우리 나라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 이렇게 수재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수 없는 부분이 있지요. 곡예에 가까우니까. 그러다 보니까 많은 힘든 부분을 갖고 있습니다.
기: 앞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서 크게 이바지하기를 바랍니다. (편집음악)
남: 모든 예술은 다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특히 이 줄타기는 항상 위험을 동반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 그렇지요. 여기까지 이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위험부담을 감안해야 했고 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이겨왔겠습니까? 하지만 그가 무대위에 있는한은 관중석은 항상 웃음과 즐거움으로 넘쳐났습니다.
(흥겨운 가야금 연주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남: 공연프로중의 25현 가야금 연주도 이색적이였을것 같아요.
여: 녜, 공연이 끝난뒤 이지연, 정은영 연주자를 잠간 만나봤습니다.
기: 안녕하세요. 공연축하드립니다. 오늘 공연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공연자: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으로 이렇게 중국까지 초청이 돼서 감사드리구요. 또 이렇게 연주를 할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25현 가야금은1986년에 나온 개량된 악기인데 기존의 전통가야금의 단점이 많이 보완돼서 모든 음이 다 나오거든요.
기: 기존의 12현 가야금과 25현 가야금의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공연자: 줄의 수가 틀리지요. 음색이 다른데요. 12현같은 경우는 전통명주실로 만들어져 있고 25현 같은 경우는 나이론줄을 위에다 씌웠기때문에 소리 자체가 음량이 더 커요. 홀같은 경우 마이크가 작아도 12현보다는 소리가 확 크게 나지요. 전통악기가 약간 변형된 악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 중국음식같은거 습관되나요?
공연자: 好吃! (편집음악)
여: 이번 공연이 한국의 대중예술이나 현대예술과는 다른 전통예술을 중국관객들한테 알릴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다고 생각되구요. 더욱 중요한것은 전통문화 보호와 계승 분야에서 한국정부가 기울이는 노력이 참 대단하다는 점을 엿볼수가 있었습니다. 그럼 전통문화보호와 관련해서 한국정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창작공연학부 권병웅 교수의 얘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 우선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기 위해서 많은 규모의 국가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도와 지원금을 통해서 전통문화 예술인들을 집중육성하고 있는겁니다. 문화적 뿌리에 대한 자긍심이 한국인들은 대단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열심히 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극, 영화, 미술, 무용, 다양한 장르들중에서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규모가 가장 큽니다. 무용문화제 제도라든지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육성제도를 통해서 활성화를 시키고 있어요.
여: 이번 공연을 통해 저는 역동적인 한류를 표현할수 있는 또 다른 공연문화도 있구나 하는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 올해는 중한수교 15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또 중한문화교류의 해인만큼 이런 행사가 많이 이루어져 두 나라간 상호 이해에 큰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 그렇습니다.
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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