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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타임]명인의 발자취를 따라서- 임어당옛집
2016-05-05 15:06:12 cri

"진정한 여행가란 반드시 떠돌이의 기쁨과 유혹과 탐험정신을 경험하는 유랑자여야 한다."

중국 현대 유명한 문학평론가이며 소설가, 수필가, 언어학자인 임어당(林語堂)은 진정한 여행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이 말 한마디에 당장 배낭을 메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불붙듯 하는데요, 오늘 "명인의 발자취를 따라서"에서는 저명한 학자 임어당의 옛집을 찾아 떠나볼가요.

임어당옛집은 중국 대만 대북시(臺北市) 앙덕대도(仰德大道)2단 141호의 양명산(陽明山)기슭에 위치해 있습니다. 1966년에 세운 이 옛집에서 임어당은 생의 최후 10년을 보냈습니다.

스폐인 건축풍격과 중국 사합원구조를 접목한 이 옛집은 현대와 고전이 공존하는 독특한 건물입니다. 사합원의 남색 유리기와며 흰벽, 막새, 회랑, 작은 양어장은 모두 중국식 정취가 다분한 건축요소인 반면 서양의 아치형문과 스폐인식 나선형 기둥, 상단의 모퉁이가 둥그스름한 격자창은 서양건축의 풍격을 나타냅니다. 이 옛집을 지을 때 임어당이 직접 정원설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옛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정원 한 구석에 있는 맑디맑은 작은 못입니다. 물고기 몇마리가 여유롭게 헤어다니고 있는 못 주변에는 청죽이며 풍향수를 심어 담담하고 여유로운 생활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작은 공간에서도 여유롭고 대범한 임어당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임어당은 늘 부인과 함께 정원에서 아침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는 청석판으로 만든 상에 앉아 식사하면서 못에서 헤어다니는 물고기도 구경하고 청죽과 풍화수도 바라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소리에 귀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임어당옛집의 첫 칸은 그의 서재입니다. 서재의 동남쪽 창가에는 임어당의 딸 임태을(林太乙)이 부친께 선물한 탁상등과 확대경이 놓여져 있고 문진과 명패, 청화붓꽂이, 서류집게, 타자기, 옥스퍼드 영어사전 등 문방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습니다. 책상 오른쪽 벽에는 임어당과 그의 벗인 장대천(張大千)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평소 임어당은 창가에 마주 앉아 창작에 몰두하기도 하고 독서도 하면서 이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책상 옆에 세운 작은 책궤에는 임어당이 생의 최후 10년간 편집한 중국어-영어 사전 복사판 친필원고와 그의 저서, 친필원고, 도서2000여권이 놓여져 있습니다. 임어당은 다수의 작품을 영어로 창작했는데 그중 "오국여오민(吾國吾民)", "생활의 발견(生活的藝術)", "경화연운(京華煙雲)"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화연운"은 4차례나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습니다.

서재와 잇닿은 방은 임어당의 거실입니다. 이 거실은 대체로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거실에는 일인용 침대와 책상, 안경, 붓꽂이, 문진, 전화기가 놓여져 있고 모퉁이에 가족사진과 부인 요취봉(廖翠鳳)의 사진이 놓여져 있습니다. 워낙 밤늦게까지 독서하는 임어당은 부인의 수면에 영향줄가봐 따로 거실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객실을 지나 베란다에 들어서면 작고 정교한 공간이 보입니다. 여기에는 친절할만큼 소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시야확보가 최적화된 곳입니다. 낮에는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을 볼 수 있고 저녁에는 석양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산을 볼 수 있으며 밤에는 휘황찬란한 등불아래 펼쳐진 야경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옛집의 뒤 정원에는 뚝향나무, 빈랑나무, 목련, 복숭아꽃, 동백꽃 등 각가지 식물들이 자라나 있습니다. 이 꽃과 나무들 사이에 장형(長型)묘가 풀밭에 눕혀져 있고 그 우에는 대만 유명 국학대가인 전목(錢穆)이 쓴 "임어당 선생의 묘"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공원묘지에는 높이 쌓은 대도 없고 묘비도 없습니다. 한적한 곳에 고이 잠든 임어당은 자연의 회귀로 생의 막을 내렸습니다.

중국과 서양 건축 요소가 결합된 임어당옛집은 중국과 서양의 장점을 융합하려는 임어당의 사상풍격을 체현했습니다. 또한 임어당이 중국 내륙에서 생활했던 흔적도 남아있어 고향에 대한 그의 그리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임어당은 이 옛집에 대해 "저택속에 공원이 있고 공원에 집이 있으며 집에 정원이 있고 정원에 나무가 있으며 나무우에 하늘이 있고 하늘에 달이 걸려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라고 극찬했습니다.

거처에 대한 미학적 추구는 그의 생활예술의 일부분입니다. 하여 임어당옛집의 특색은 예술과 생활이 통일된 것입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임어당학술포럼과 세미나가 열리곤 합니다.

임어당옛집을 돌아보다가 벤치에 앉아 무심코 든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속 이런 글귀가 안겨옵니다.

"책은 삶에 있어서 그림이나 도시의 사진과 같은 것이다. 뉴욕이나 파리의 사진은 보았으나 실제로 가본 적은 없는 독자가 많다. 그러나 현자는 글과 함께 인생 자체도 읽는다. 우주는 한 권의 커다란 책이다. 그리고 인생은 커다란 학교다."

삶과 독서에 대한 그의 통찰과 해석은 이 운치있는 옛집과의 조화로 오래오래 머리속을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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