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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타임]명인의 발자취를 따라서- 포송령옛집
2016-05-05 15:15:18 cri

사람과 귀신의 사랑을 그린 영화 "천녀유혼(倩女幽魂), 배경음악 전주만 들어도 한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장국영(張國榮)과 왕조현(王祖賢)의 전성기 모습이 떠올라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중국 청나라 초기에 발간된 포송령(蒲松齡)의 문어체 괴이(怪異) 소설집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나오는 "섭소천(倩小倩)" 설화를 영화한 것입니다.

포송령은 청나라 초기 소설가이며 극작가로 자는 유선(留仙)이고 호는 유천(柳泉)입니다. 그는 일생동안 단편소설집 "요재지이(聊齋志異)"를 비롯해 "혼가전서(婚嫁全書)"와 "일용속자(日用俗字)", "농상경(農桑經)" 등의 저서와 뛰어난 문학 작품을 남겼습니다.

오늘 "명인의 발자취를 따라서"에서는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어보면서 포송령옛집 문을 두드려봅니다.

산동성(山東省) 치박시(淄博市) 치천성(淄川城) 동쪽 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지금도 명, 청 나라 건축풍격을 유지하고 있는 옛 촌락이 있습니다. 이 편벽한 구석에 자리잡은 촌락은 훗날 명작 "요재지의"로 국내외에 널리 이름을 알립니다. 이 곳이 바로 포송령이 태어난 곳 포가장(蒲家莊)입니다.

포송령옛집은 한적하고 고풍스러운 정원입니다. 무성하게 자란 옛 회화나무 몇그루가 이 고용한 정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옛집 대문 상단에는 곽말약(郭沫若)이 쓴 "포송령옛집" 금자 편액이 걸려져 있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북쪽은 몸채 한칸과 사랑채 두칸으로 된 정원입니다. 몸채는 바로 유명한 "요재(聊齋)"인데 방에 들어서면 정면 벽에 걸린 포송령 초상화가 보입니다. 초상화 속 포송령은 미간을 약간 찌프린채 창작의 실마리를 찾는 듯 하기도 하고 수염을 더듬으면서 인생만태를 느끼는 듯하기도 하고 위로 살짝 올라간 입술을 보아 자신의 일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초상화는 강남 유명한 화가 주상린(朱湘鱗)이 그려준 것으로 현재 유일하게 남은 포송령의 초상화입니다. 초상화 양옆에 곽말약이 칠필로 쓴 대련에는 "귀신과 요정을 쓰는데 남보다 한수 위고 탐오와 포악을 자극하는 필력이 웅건하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초상화 상단에는 포학(蒲學) 전문가 노대황(路大荒)이 쓴 "요재" 편액이 걸려져 있습니다. 초상화 아래에는 현지 농가 풍속에 맞게 명, 청나라 양식인 장방형의 탁자와 팔선교자, 등받이가 둥근 안락 의자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곳은 포송령이 손님을 맞이하는 응접실입니다. "요재" 동쪽 방은 포송령의 거실입니다. 거실 남쪽 창가에는 막베이불이 펴있는 방구들이 있고 방구들 끝에는 낡은 궤짝이 세워져 있습니다. 거실 창가에는 포송령묘에서 출토된 틴램프, 담뱃대 등이 놓여져 있습니다. "요재" 서쪽 방은 포송령의 서재입니다. 남쪽 창가에 세운 고색이 찬연한 책상에는 포송령이 생전 사용했던 벼루며 주머니난로, 붓통이 있습니다. 서쪽 벽에는 진열대가 있고 북쪽 벽에는 청나라 식 옷걸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서쪽 정원은 새로 증설한 진열실로 포씨 가문의 족보와 자필서, 각종 저서 그리고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 버전의 도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요재 몸채의 뒤켠에는 중국 국내외 포씨연구가들이 쓴 각종 논문저서와 노사(老舍), 함극가(臧克家), 풍자개(豐子愷), 이고선(李苦禪), 유검화(俞劍華), 이화(李樺), 대돈방(戴敦邦) 등 당대 문화명인들이 옛집을 위해 창작한 서화와 제사 100여편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원형문과 화장으로 둘러쌓인 전반 정원에는 산과 돌, 작은 연못이 한데 어우려져 아름다운 운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포가장 동쪽 약 100미터 떨어진 계곡에는 유천(柳泉)이 있습니다. 맑은 샘물이 흘러넘치는 우물 주변에 버드나무 백여그루가 둘러싸고 있어 유천이라 이름지었습니다. 포송령은 늘 이곳을 찾아 길가는 행인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창작소재를 수집하곤 했습니다. 포송령이 이곳을 즐겨 찾았기에 "유천거사"라는 아호도 생겼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현지 정부에서는1980년 유천 주변에 정자를 만들고 난간으로 우물 주변을 둘러쌓습니다. 그 옆에는 저명한 문학가 심안빙(沈雁冰)이 "유천"이라 적은 석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포가장 마을 동쪽에는 1987년 세운 요재원(聊齋園)이 있는데 이곳은 예술진열관, 호선원(狐仙園), 석은원(石隱園), 요재궁(聊齋宮), 만정사(滿井寺), 관호원(觀狐園)등 6개 부분으로 나뉩니다. 예술 진열실에는 포송령의 생활을 보여주는 시사와 원고, 포송령을 칭송하는 그림과 시가, 서예 등 예술작품들이 있고 포송령 조각상 18기가 세워져 있습니다. "요재궁"에는 "습방평(席方平)""화피(畫皮)", "교나(嬌娜)"등 "요재지의"이야기속 예술형상의 조각작품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조명과 음향, 영화특수효과 등 현대 기법을 통해 포송령 필하의 귀신, 요정 등 예술형상을 생동하게 재현했습니다. "관호원"에는 각종 여우 1400마리가 들어있어 높은 관상가치를 자랑합니다. 포송령은 어렸을 때부터 경사(經史)를 막론해 한번만 가르치면 전혀 막힘이 없는 수재였으나 재능과 학문을 펼칠 기회가 없었습니다. 부정부패한 현세에 불만을 품은 포송령은 작품에서 귀신, 여우 형상을 빌어 당시 암흑한 현실을 폭로했습니다.

1954년 현지 정부는 일본침략군에 의해 소각된 포송령옛집을 복원하고 포송령기념관을 증설했습니다. 오늘날 포송령옛집은 기본적인 체계와 내용을 갖춘 포학연구지이자 중국 국내외 이름을 알린 관광지로 부상했습니다.

소시적 드라마로 제작된 "요재지의"를 보면서 신출귀몰하는 장면땜에 두손에 땀을 쥐던 기억이 어렴풋한데요. 포송령옛집을 돌아보면서 이 명작의 예술적 가치를 재삼 느껴봅니다.

글/ 권향화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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