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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은 천당하
2016-08-12 15:51:00 cri

며칠간 추적추적 내리던 가을비가 허공에 떠있는 먼지를 깨끗이 씻어내고야 뒤뚱대던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비온 뒤 개인 날 나전(羅田)단풍축제가 성대하게 열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습니다.

서봉충(徐鳳沖) 앞 졸졸 흐르는 개울물은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이 개울물은 천당호(天堂湖) 저수지로 흘러들기에 천당하(天堂河)라고 부릅니다. 천당하의 강기슭 밭두렁에는 푸르고 누렇고 붉은 오구나무들이 별처럼, 바둑알처럼 흩어져 있어 한적한 하천 골짜기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여기에는 오구나무들은 삼삼오오로 떼지어 자란 오구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 도도하게 자란 오구나무도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휘우듬히 어떤 나무는 곧게 모두 각자의 자태로 서있습니다.

비록 단풍잎이 흩날리는 만추의 계절이지만 이곳은 봄처럼 따뜻해 온통 붉은 단풍잎으로 물들인 풍경은 아직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설사 신기한 나뭇잎들이 마음을 훔칠만큼 붉게 물들지 않았지만 이 고장의 명성을 듣고 찾은 관광객들의 얼굴에서 전혀 실망하는 기색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오구나무 나뭇잎의 빨강, 노랑, 푸름이 한데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져 또 다른 미적 향수를 선사했으니까요.

천당하를 거슬러 올라가면 걸음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사람들은 그저 넋놓고 감상할 따름입니다. 먼발치에 있는 녹음이 짙은 산과 푸른 하늘, 흰 구름 아래 자란 오구나무, 고요한 마을 집집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 하상에 형성된 기이한 형태의 거대한 바위, 졸졸 흐르는 말은 물… 한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이 아름다움 풍경을 이루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화가는 그림으로, 촬영가는 렌즈로, 관관객들은 사진배경으로 담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지금보다 더욱 많은 오구나무가 천당하 양안에 줄지어 섰고 밭두렁 옆에는 오늘날보다 더욱 찬란한 붉은 단풍잎들이 빽빽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이 고장의 사람들은 이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움을 미처 느낄 겨를 조차 없었습니다. 더욱이 나무줄기와 나뭇가지가 구불구불하고 거무스렘한 오구나무는 그들에게 그 어떤 직접적인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주지 않았기에 냉대를 받고 있었습니다. 늘 봐서 신기하지도 않고 신경쓰지도 않았던 이 오구나무들이 훗날 그들에게 커다란 부를 가져다 줄지는 상상도 못했었죠. 하지만 이 오구나무 덕분에 이곳은 관광명소로 부상했고 이 고장 사람들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민박집을 경영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오랜기간 냉대를 받았던 단풍잎은 끝내 외로움을 견뎌내고 어느 염계점에 이르러 자신을 붉은 빛으로 불태웠습니다. 현대인들은 의식이 풍족해지자 한층 높아진 정신적인 추구를 원했습니다. 아울러 점차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혜안을 가진 사람이 결국 신기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이 오구나무 풍경은 검색어에 올라 점차 대외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혜안을 가진 사람의 놀라운 발견이 없었다면, 현대 네트워크의 신기한 힘이 없었다면 이 이 매혹적인 풍경은 아마 깊은 산속에 조용히 묻혀지고 말았겠죠. 언뜻 보면 사람들의 우연한 발견으로 오구나무의 붉은 단풍잎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된 것처럼 비춰지지만 어찌보면 이 우연한 발견이 모종 필연의 결과가 아닐가요? 사실 세상 아름다운 풍경은 예전부터 형성되었고 그저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발굴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죠. 아름다운 것은 천년만년 묻혀도 어느날엔가 꼭 그 미가 인정받게 되는거죠.

옛날 하찮게 보이던 것이 오랜 세월이 흘러 때론 비경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그것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즐겨 감상하기 때문입니다. 수십년 깊은 산속에 묻힌 경치는 그것을 알아보는 혜안을 갖춘 사람이 적었기에 비경으로 될 수 없었습니다. 이는 한유(韓愈) 의 말대로 백락이 있고 천리마가 있는 것처럼 경치를 알아보고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 생겨나서야 천하의 비경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보기드문 나뭇잎으로 구성된 풍경이 까다로운 뭇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내 마침내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정받게 된 것을 보면 이를 발견한 사람도 대단할 뿐만 아니라 이 풍경의 가치를 알고 감상할 줄 아는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 아닐가요.

번역/편집: 권향화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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