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컴퓨터를 살때는 컴퓨터시장이 금방 일떠선 시기였다. 그때 집부근에 조그만 컴퓨터부품회사가 있었는데 고작 사무용 책상 하나에 두세명의 손님이 서있을만한 면적밖에 안됐다.

한번은 그 회사에서 컴퓨터용 나사못 하나를 샀었는데 집에 와서 맞춰보니 치수가 알맞지 않았다. 다른것과 바꾸려고 그 회사에 다시 갔지만 나사못의 치수를 정확하게 전달할수가 없었다. 한참 설명을 해도 분명하지 않자 젊은 사장은 "자, 그럼 제가 손님의 댁에 같이 가보죠"하며 따라나서는것이였다. 집에 와서 젊은이는 컴퓨터를 뜯어 자세히 검사한후 치수가 알맞는 나사못을 맞춰넣었다. 내가 나사못 값 1원과 함께 원래의 나사못도 건네주자 그 젊은이는 원래의 나사못만 돌려주면 된다고 하며 돈은 받지 않는것이였다. 필경 집에까지 오느라고 시간도 소모했으므로 1원을 더 주려고 했으나 젊은이는 기어코 돈은 받지 않고 자기의 명함장을 주면서 앞으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했다.

그 일이 있은후 그 회사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져 컴퓨터에 고장이 생기거나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 회사에 찾아갔다.

그후로부터 십년사이에 집의 컴퓨터는 몇번의 갱신을 거쳐 노트북으로 바뀌었으며 그 회사도 규모가 커져 그때의 젊은 사장은 지금 두개의 컴퓨터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내가 샀던 컴퓨터와 부품은 모두 그 회사에서 사들인것이였다.

하나의 조그만 나사못이 두터운 신임관계를 쌓을수 있으며 고객의 마음을 다잡을수 있다. 그 사장의 성공은 그의 인품과 장사기교와 갈라놓을수 없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