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나는 70세가 넘은 부모님들을 남경에서 심천으로 모셔왔다. 우리 부부는 그분들에게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아파트를 사드렸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 일주일에 한번씩밖에 문안드리러 가지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부모님들이 인색할 정도로 절약하며 생활한다는것을 발견했다.

우선 음식소비를 아낀다. 한줌의 동부 혹은 샐러리에 2,3원어치 고기면 그들에겐 하루음식으로 충분하다.

또한 전기도 아껴서 사용한다. 그들이 쓰는 전기밥솥이 너무 오래된것이어서 500원짜리로 바꿔드렸는데 아버지는 비싸다고 혀를 찼다. 후에 가보니 여전히 낡은 밥솥을 쓰고 있었다. 낡은 밥솥은 15분이면 밥이 되는데 새것은 40분이나 걸려 전기가 낭비된다는것이었다. 나는 돌아올때 낡은 밥솥을 가지고 왔다.

물도 역시 아껴서 쓴다. 사발을 씻은 세제물은 꼭 다시 써야 하며 세숫물과 빨래한 물은 변기에 사용한다. 여름에는 거의 온수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겨울이면 큰통에 물을 담아 비닐로 꽁꽁 밀봉해 뒀다가 햇빛을 받아 온도가 올라가면 사용한다. 어머니는 웃으시며 태양에너지가 얼마나 좋냐고 하신다.

집에 설치해드린 전화는 그냥 받기만 한다. 매달 전화임대비를 빼면 사용료가 1원도 안된다.

아버지는 늘 심천의 물가는 남경의 몇배에 달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그는 남경의 생활표준으로 요구하시기 때문에 밀걸레나 옷걸이까지 혼자서 만든다. 그러나 고기나 채소를 살때 값은 묻지만 절대 흥정은 하지 않는다. 새벽부터 일어나 어렵게 하는 장사인데 그들에게서 흥정 이익을 탐할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한번은 덕보기 싫어하는 아버지가 큰 이득을 본적이 있다. 평소 아버지는 길건너 이발소에서 5원을 주고 이발하셨는데 아파트단지에 새로 오픈한 이발소가 있길래 거기에서 이발했다. 이발을 절반 하다가 값을 물었더니 40원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놀란김에 벌떡 일어나 40원이면 여덟번 이발할수 있다며 더 깍지 않겠다고 하니 이발사는 할수없이 아버지를 눌러앉히고 그냥 무료로 이발해 드렸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 일을 얘기하시며 서비스가 좋다고 그 이발소를 칭찬했다. 후에 다시 가시겠는가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손을 흔들며 절대 안간다는것이었다. 그냥 속으로 웃을수밖에 없었다.

나는 몇번이고 부모님들에게 자식들도 이젠 일자리가 있고 돈을 벌고 있으니 노후비용은 근심말고 너무 절약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럴때마다 아버지는 평생 이렇게 살았는데 갑자기 돈을 헤프게 쓰자니 습관이 안된다고 말씀하신다. "너희들도 돈벌기가 쉽지 않다는걸 알아. 옛말에 '개인 날엔 흐린 날을 대비해야 하고 흐린 날엔 비오는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아낄수 있으면 아끼고 절약할수 있으면 낭비하지 말아야지. 나와 네 엄마는 이생에 아파트에서 살수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사는것만 해도 우리는 너무나 흡족하다" 부모님들은 서로 마주보며 조용히 웃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