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강석굴외에 산서성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공중에 걸려 있는 사찰-현공사(懸空寺, Xuankong si)이다. 이 현공사는 대동에서 약 두세시간 거리에 있는 산서성 명산 항산(恒山, Heng shan))에 있는데 항산 역시 불교와 인연이 있는 산이다. 항산은 거꾸로 걸려 있는 가마를 방불케 하며 산 중턱이 움푹 패어 있는데 현공사는 바로 그 패어 있는 가마밑굽에 세워져 있다. 따라서 아찔한 절벽위에 걸려 있는 현공사를 보면 어지러운 느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위험한 건물이 1,400여년을 끄덕도 하지 않고 절벽에 세워져 있다. 현공사가 역학과 미학, 종교를 교묘하게 접목해 사찰을 가마밑굽에 지었기 때문에 큰 바람도 폭우도 현공사를 어쩌지 못했다고도 할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사찰앞의 산봉이 찌는듯한 태양빛을 막아주어 여름에도 현공사의 일조시간은 세 시간밖에 안된다. 그래서 현공사는 천여년의 풍상고초속에서 지진과 폭풍, 뙤약볕에도 끄덕하지 않고 절벽에 붙어 있다. (사진설명: 현공사)

비록 천여년을 끄덕도 하지 않는 건물이라고 해도 관광객들은 현공사에 오르면 놀란 가슴을 진정해야 한다. 현공사에 오른 관광객 공일범(孔一凡, Kongyifan)씨는 불당앞의 테라스를 지나 불전을 연결하는 다리를 지날때 가장 아슬아슬해서 저도 모르게 발끝걸음으로 걸었고 엷은 얼음위를 걷는듯 최대한 가볍게 발을 옮겨 나무판을 밟으면서 걸었다고 했다.

사실 현공사를 이렇게 아찔한 절벽위에 세운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현공사 승려 현호(玄浩, Xuanhao)는 과거 이 곳이 남으로는 오대산으로 가고 북으로는 대동으로 가는 교통요지였기에 가고 오는 신도들에게 편리를 주기 위해 이곳에 현공사를 지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원인은 현공사 앞을 흘러 지나가는 혼하(渾河, Hunhe)가 늘 큰 물이 져서 큰물 방지를 위해서 절벽위에 사찰을 지었다고 했다.

산 아래서 머리를 잔뜩 젖히고 위를 쳐다보면 하늘높이 사찰이 달랑 걸려 있어 큰 규모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작고 영롱한 현공사에는 내용물도 아주 많다. 동 조각, 철 조각, 진흙조각, 석 조각 등이 80여점이나 있고 그 조각의 형상이 생생하기 그지없다. 또한 현공사에서 제일 높은 삼교전(三敎殿, Sanjiaodian)에 석가모니, 노자(老子, Laozi), 공자(孔子, Kongzi)의 조각상이 함께 모셔져 있어 사색을 불러일으킨다. 불교, 도교, 유교의 시조가 한 방에 모셔져 있는것은 중국에서도 보기 드문 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