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촌이 거대한 선박모양이라면 서대촌에서 20km도 되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굉촌의 모양은 거대한 소 한마리가 청산녹수속에 누워 한 숨 쉬고 있는 모양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산에는 녹음이 우거지고 마을에는 맑은 시내물이 졸졸 흐르는 굉촌의 특징은 물이다. 마을의 대다수 민가들속을 시내물이 흘러 "보이는 시내물은 문앞을 흐르고 보이지 않은 시내물은 마루밑을 흐르는"경관을 형성한다.

굉촌의 대표적인 민가로는 150여년전에 세워진 승지당(承志堂)을 꼽을수 있다. 이 건물은 그 때 소금업자의 저택인데 건평이 3,000㎡나 되고 특히 나무조각이 유명하고 호화로움으로 그 이름이 높다. 그래서 승지당은 민간고궁이라는 미명도 가진다. 구조도 베이징(北京, Beijing) 자금성(紫禁城)과 비슷해 앞쪽건물이 가장 대표적인데 중앙에 있는 문은 큰 경사가 있을때거나 혹은 중요한 손님이 올때만 열고 일반 손님들은 곁에 있는 문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 건물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 손님들이 드나드는 문 위에 상업 상(商)자를 새긴것이다. 과거 장사는 9대 업종에도 속하지 못하는 비천한 직업으로 보여졌고 이에 불만을 느낀 승지당의 주인이 문위에 상업 상(商)자를 새김으로써 이 문을 드나드는 일반 손님들은 누구나 상인의 발밑으로 지난다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후에 AD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현지 상인들의 힘이 막강해 남자애들은 열 서너살 정도 되면 모두 외출해서 장사를 했고 그러면서 그 때 이 곳에는 점포들이 즐비해 흥겨운 장면을 연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장사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되어 돈을 번 부자들이 마지막에는 관리직을 가지는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승지당의 주인이 중요한 손님이 드나드는 문위에는 상(商)자를 새기지 않고 일반 손님들이 드나드는 문위에만 글자를 새겨넣었다. (사진설명: 굉촌 승지당)

(사진설명: 승지당 문 위의 商)

(사진설명: 서대촌의 흰 벽과 검은 기와)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