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Beijing)에는 베이징 오리구이 요리외에도 중국의 8대 요리가 다 있고 그 외에도 양식이나 한식, 일식, 동남아 요리 등 외국요리도 없는것이 없다 할 정도로 미식의 천국이다. 그런데 이런 명 요리들은 대부분 요리법이나 맛이 동일해서 어느 집에 들어가도 그 명요리를 시키면 비슷한 맛이 나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기만의 맛을 가진 개성화 요리와 그런 요리를 만드는 요리집들이 생기고 있다. 이런 요리가 중국어로 바로 사가채(私家菜, Sijiacai)라고 하는 개인요리이다.

베이징에서 이런 요리집들은 깊은 골목의 아늑한 곳에 위치하고 식당도 크지 않고 또 요리들은 요리사들이 여러가지 요리법을 종합해 다른 요리집에서는 볼수 없는 요리를 만든다. 그래서 이런 요리집들에서는 어릴때 고향집에서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던 그런 요리들이 음식만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베이징에서 이런 개인요리가 집중된 미식거리가 있다. 바로 베이징 동직문(東直門, Dongzhimen)부근에 있는 꾸이제이다. 이 거리에 황기황(黃記煌)이라는 개인요리집이 있는데 식탁 10개밖에 없는 이 집에는 늘 손님이 꽉 차서 식사를 하려면 몇십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이 집에만 들어서면 따뜻한 분위기를 느껴 방 장식이든 요리든 모두 집이라는 감을 짙게 풍긴다. 이 집의 특선요리는 "삼즙민과(三汁火悶鍋, Sanzhimenguo)-세 가지 즙 요리"인데 장 소스, 해산물 소스, 토마도 소스에 파, 마늘, 당근, 고구마, 대추, 미나리, 구기자 등을 익힌 요리이다. 이 집에서는 요리과정도 아주 특색이 있다. 손님이 자신이 먹고 싶은 요리재료를 선택하면 주방장이 손님앞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주거나 손님이 원하면 손님이 직접 요리를 만들수도 있다.

(사진설명: 황기황의 세가지 즙요리)

이 요리는 사실 역사도 짧지 않다. 이 요리는 17세기에 황제가 먹던 요리라고 한다. 이 집의 주인 황경(黃耕, Huanggeng)에 의하면 이 요리는 조상대대로 물려내려온 요리인데 청(淸, Qing)때 증조 할아버지가 황궁의 요리사로 있으면서 민간으로부터 발굴해서 만든것이라고 한다.

베이징 바 거리인 삼리둔(三里屯, Sanlitun)에 금곡창(金谷倉)이라는 이름의 요리집이 있는데 이 집은 맛나는 요리만 있는것이 아니라 요리에서 문화적 분위기가 짙게 풍긴다. 검정 철강으로 만든 등이나 심플하게 원색 페인트를 입힌 문은 역사적 감을 안겨주고 고대 가구를 모방한 식탁, 서양식의 카텐, 코너의 유성기는 30년대로 돌아간듯한 감을 준다. 이 집 주인 구양효니(歐陽曉尼, Ouyangxiaoni)는 늘 번잡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하고 아늑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 장식을 직접 디자인했다고 했다.

이 요리집은 한 가지 특색이 있다. 바로 메뉴가 없는것이다. 손님이 가면 주방장이 나와서 직접 주문을 받고 손님의 상세한 주문에 따라 요리를 만든다. 그리고 이 집의 손님은 거의 대부분 단골이여서 주방장은 손님에 따라 그 손님이 좋아하는 요리, 그 손님의 입맛을 잘 알아 그 손님만의 요리를 만든다.

(번역,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