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우리가 노래부르는데 갑자기 눈앞이 까맣게 변했다. 원래 신비동(神秘洞)에 들어섰던 것이다. 두 손을 눈앞에 들어올려 마구 흔드는데도 와! 내 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도 신비동에 들어온적 있었지만 이렇게 밤에 신비동에 들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동굴암벽에 머리를 내민 나무뿌리와 하늘에서 내려온듯한 등넝굴을 찾았지만 모두가 몽롱하게만 안겨왔다. 그건 별다른 미였다.

(사진설명: 신비동)

배가 계속 앞으로 나가 조금 빛이 보였다. 원래 하늘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다. 이 때의 하늘은 좁게 실처럼 느껴져 그야말로 일선천(一線天)이였다. 귀가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그것은 날아내리는 폭포의 소리였다. 폭포는 검은 동굴에서 더 없이 눈에 띄어 공중에 걸린 깨끗한 은이 어떤 색갈인지를 밤 폭포를 보고 알게 되었다. 폭포 아래는 맑은 담소였다. 수풀속을 뚫고 별빛이 비쳐 수면이 점점으로 반짝여 별유동천이였다.

신비동을 나와 우리는 돌아가는 길에 들어섰다. 노래에 지쳤는지 아니면 동굴의 신비함에 묻혀있는지 모두들 다시 침묵속에 묻혔다. 작은 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아예 배에 드러누웠다. 바로 귀가에서는 강물이 속삭이고 하늘에는 별들이 빛났고 양쪽의 산을 바라보니 그림인듯 병풍인듯 하였다. 이런 자연의 미는 영원한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별이 내 몸에 떨어졌어요." 귀여운 꼬마의 소리가 들려왔다. 개똥벌레가 한 아줌마의 어린 딸의 몸에 내려앉았던 것이다. "내 몸에도 있어". "나에게도", 여기저기서 개똥벌레때문에 벅석이다. 공중에, 수풀속에, 그 어디나 개똥벌레천지였다. 보라, 저기 둥그런 빛이 움직이며 점점 크게 안겨온다. 원래 개똥벌레들이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산의 그림자, 나무의 그림자, 별 빛, 개똥벌레가 강물에 비껴 몽롱함과 분명함이 엇갈려 신기루와 같은 기이한 경관을 연출하였다. 이 신기한 아름다움은 꿈같지만 꿈이 아니였고 그렇게 자연스럽고 유창할수가 없었다. 산도 정 많고 물도 영혼을 가진 듯 우리의 몸이 자연과 하나로 된듯 하였다. 이 산과 물속에서 밤에 만천하를 표류하며 대 협곡속에서 데이트를 하고 개구리와 노래 부르고 개똥 벌레와 동무하며 이 세상의 유혹을 다 버리고 인류문명의 정신고향으로 돌아와 그 조용한 영원을 감지하는것, 그 속에서 우리의 인생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