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고운하가의 조장)

명(明, Ming) 만력 21년(1593년)부터 만력 33년(1605년)까지 이 곳은 국민들의 생계와 연관되는 중요한 수맥(水脈)이였다. 아침 노을이 하늘가에 비끼면 남북을 드나드는 상선들이 닻을 올리고 부두를 출발하기에 바빴다. 아래의 숫자에서 이 부두의 찬란한 어제를 엿볼수 있다. 과거 이 부두를 통과한 선박은 연간 8,000척에 달했고 이 수로를 통해 수송한 식량은 400만석(石)이라는 기재이다.

이 고운하는 또한 몇세대 제왕들이 천하를 돌아보던 길이이도 했다. 황제들은 이 고운하에서 물은 배를 띄울수도, 배를 전복시킬수도 있다는 철리를 깨닫기도 했다. 고운하는 또한 풍류가인들이 시를 읊는 곳이기도 했다. 우아한 노랫말과 로맨틱한 스토리들이 지금도 이 운하 양안의 도시들에서 유행된다. 고운하는 상인들의 땅이기도 했다. 차의 향기가 스며있는 환담과 심오한 계약에서 행인도 어느정도 총명해지는 듯 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고운하를 보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서쪽으로 푸른 물 출렁이는 미산호(微山湖)와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기이한 산봉이 첩첩한 기몽산(沂蒙山)과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제로대도(齊魯大道), 남쪽으로는 군사요충지 서주(徐州, Xuzhou)와 인접해 있는 이 곳은 예로부터 전쟁의 불길이 잠들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춘추(春秋, Chunqiu)시기 이 곳은 병력이 만명도 안되는 소국임에도 13개 제후국의 공격에 수개월을 버텼고, 청(淸, Qing)조때 이 곳에는 10여면의 반란군 군대가 집결해 청조 정부군과 혈전을 벌렸고, 1938년에는 중국군대와 일본군의 싸움에서 일본군 만여명을 소멸한 중국 항일사상 유명한 대아장 전역이 이 곳에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