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칠리해의 물새)

높이 솟은 영정하(永定河, Yongdinghe)교를 지나니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며 푸름이 가득 안겨들었다. 하늘은 누군가에 의해 한 벌 옷을 벗은 듯 그렇듯 높고, 그렇듯 맑아보였다. 우리가 가는 길에 행인은 없고 새들만 동행했다. 새들은 지지배배 우짖으며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조백하(潮白河, Chaobaihe) 댐에 오르니 시야가 더 넓어졌다. 저 멀리 댐 아래를 굽어보니 짙은 녹음사이로 꼬불꼬불한 오솔길이 몇 굽이를 돌다가 사라진 것이 보였다. 푸른 나뭇가지사이로 흰 색의 강물도 보였다. 녹음속에는 새들이 더 많아졌지만 이 곳의 새들은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듯 저 멀리로 날아갔다가는 조심스럽게 나뭇가지에 내려앉군 했다.

저 하늘끝에는 몇 갈래 길이 한 곳에 모여 포인트를 만들고 있었다. 천진(天津, Tianjin)에서 노대(蘆台, Lutai)까지의 도로도 조백하에 막혀 방향을 서쪽으로 돌려 망망한 칠리해(七里海, Qilihai)에 모습을 감추었다.. 강물을 사이두고 붉은 기와와 붉은 담장을 한 녕하(寧河, Ninghe) 옛 도시가 한눈에 안겨왔다. 그 위로는 물안개가 떠돌아 찬연한 색채는 못해졌지만 소박한 부드러움을 더해주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