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크고 작은 눈버섯들)

뜰의 한 쪽에는 장작이 무둑이 쌓여 있는 듯 눈이 부풀어 있었고 금방 눈을 쓸어낸 오솔길은 음력설 주련을 붙인 문과 연결되어 있었다. 지붕에는 2메터 정도의 눈이 두텁게 깔려 집은 마치 봉긋하게 금방 돋은 버섯처럼 귀여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집을 눈버섯이라고 부른다. 눈버섯집의 지붕은 물론 창턱과 닭우리, 장독 그 모두에 눈이 쌓여 동화의 세상을 연출하고 있었다.

눈 벗서이나 눈 붓이나 모두가 정교한 예술품이었다. 이런 눈조각들은 모두 자연이 만든 것으로서 품고 있는 함의도 아주 풍부해 마치 누구와 이야기라도 나눌듯, 영혼이라도 깨끗이 씻어줄 듯 했다. 우리는 맑은 수확을 안고 다음해 엄동에 다시 올것을 약속하면서 눈의 고향을 떠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