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변은 간다
연변이 연길에 있다는 사람도 있고
구로공단이나 수원 쪽에 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건 모르는 사람들 말이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연변은 원래 쪽바가지에 담겨 황소등짝에 실려 왔는데
문화혁명 때 주아바이(注)랑 한번 덜컥 했다
후에 서시장바닥에서 달래랑 풋 배추처럼 파릇파릇 다시 살아났다가
장춘역전 앞골목에서 무우짠지랑 같이 약간 소문났다
다음에는 북경이고 상해고 랭면발처럼 쫙쫙 뻗어나갔는데
전국적으로 대도시에 없는 곳이 없는 게 연변이였다
요즘은 배타고 비행기타고 한국 가서
식당이나 공사판에서 기별이 조금 들리지만
그야 소규모이고 동쪽으로 동경, 북쪽으로 하바롭쓰끼
그리고 사이판, 샌프란시스코에 파리 런던까지
이 지구상 어느 구석인들 연변이 없을쏘냐.
그런데 근래 아폴로인지 신주(神舟)인지 뜬다는 소문에
가짜려권이든 위장결혼이든 가릴 것 없이
보따리 싸 안고 떠날 준비만 단단히 하고 있으니
이젠 달나라나 별나라에 가서 찾을 수밖에
注: 연변조선족자치주 초대 주장 주덕해, 문화대혁명 당시 그에게는 "민족주의분자"라는 죄명과 함께 "황소 제일, 황소 통수를 제창하였다"라는 죄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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