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코스-

안휘의 관광명물-휘주

중국 중부 안휘성(安徽省)에 있는 휘주는 산과 물이 수려하고 인문운치가 농후합니다. 휘주는 휘상(徽商)의 발원지로 오늘은 황산시로 불리우는데, 수려한 경치와 풍부한 문화로 유명한 곳입니다. 추천코스 오늘은 저와 함께 안휘성 휘주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간주

꾀꼬리 날고 풀이 크는 4월 나는 고대 휘주(徽州)의 아름다운 봄빛을 보기 위해 열차를 타고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인 무원으로 향했다.

긴 여행끝에 내가 무원의 마을 이갱(李坑)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다. 나는 시골집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불빛을 빌어 졸졸 흐르는 시냇물위에 아담한 다리가 있는 마을의 윤곽을 어렴풋하게 볼수 있었다. 거기다가 잔잔히 내리는 봄비에 이갱의 밤은 더욱 부드럽게 느껴졌다.

그 뒤 연속 며칠동안 봄비는 줄곧 우리의 여행과 함께 해서 엷은 물빛이 원래도 아름다운 강남의 동네를 더욱 아늑하고 더욱 수려하게 만들었다.

처음 고대의 휘주에 들어서면 가장 강한 휘주문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 휘주파 건물이다. 휘주파의 건물들은 북방의 건물처럼 높지도 않고 소주(蘇州, Suzhou)나 항주(杭州, Hangzhou)의 건물처럼 정교하지도 않고 다만 놀랄만한 고요함만 보여준다.

검정 기와에 흰 벽체, 영기를 가지면서도 튀지 않는 처마, 귀퉁이가 떨어진 벽돌, 벽체에 새겨진 검정 무늬 등 모든 것이 그토록 뚜렷하게 대조된다. 이런 흑백의 대조속에서 바로 깨끗하면서 부드러운 고대 휘주의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다.

휘주는 언제나 그렇듯 순결하면서도 그렇듯 아늑하다. 이른 아침 휘주의 작은 골목을 거닐면 아침햇빛이 소리없이 비추는 동네가 고요하기만 해서 이 곳에서는 시간도 숨을 죽이고 발걸음을 늦춘듯 생활리듬이 완만해진다.

돌 다리를 지나니 시골 아낙네가 싱싱한 야채를 뽑아 가지고 여유있게 지나가는 것이 보였고 물가에서는 한 노인이 수건을 푹 눌러쓴채 유유히 빨래를 하고 있었다.

휘주는 언제나 그렇듯 유구한 역사를 보여준다. 흑과 백 두 가지 색갈처럼 어제를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 없다. 수백년전의 목조조각이 화려하게 웃고 있고 어제의 흔적이 역역한 휘주에서는 아무리 유행을 따르는 사람일지라도 어제로 돌아가게 된다.

비속에 서면 갑자기 기름종이로 만든 우산이 사고 싶어지고 맑은 호수위를 보면 검정뜸으로 씌운 배만 보이는 것처럼.

"청산이 물을 안고, 물이 동네를 감돌아 도는 곳은 강남에 유독 여기뿐이라, 채색의 봉황이 용을 감돌고 용이 누각을 안고 도는 사당은 세상에 이곳뿐이라"는 주련이 붙은 유씨(兪氏)사당은 어제의 찬란함은 잃었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태연하게 옛 도시를 지키고 있다.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어제의 극장무대위 귀퉁이가 떨어진 돌위에서는 여전히 연극이 진행되고 극장밖에서는 인생이 계속된다.

휘주는 언제나 물과 함께 한다. 이갱으로부터 왕구(汪口, Wangkou)에 이를때까지 사계(思溪, Sixi)로부터 굉촌(宏村, Hongcum)에 이를때까지 휘주는 언제나 물을 안고 있었다.

비가 내린 청석돌길은 엷은 물빛을 반짝이며 저 멀리 골목끝으로 이어지고 맑은 시냇물은 마을을 안고 돌며 수려함을 더해준다. 유구한 굉촌에서는 시냇물이 집집마다를 흘러지나 더욱 아름답다.

휘주는 언제나 시와 함께 하는 듯 문화적 분위기를 풍긴다. 휘주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휘주의 상인을 연상하게 된다. 명청(明淸)시기 휘주의 상인들은 2,300년동안이나 상업계를 장악했었다.

휘주의 상인들은 친구를 많이 사귀고 공부를 많이 해서 높은 문화적 소양을 보였기 때문에 대부분 관료와 상인, 문화인의 기질을 한 몸에 안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강해 금의환향을 기대하면서 일생동안 번 돈으로 고향에 돌아와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화려한 저택을 지어놓고 노후를 보내군 했다.

휘주는 언제나 유채꽃속의 수묵화를 방불케 한다. 나는 봄날에 휘주를 방문할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휘주는 봄철 한때만 영원한 고요속에서 한번 깨어나기 때문이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노오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청산을 안고 도는 다락밭과 넓은 벌판에도 유채꽃이 가득해 작은 동네를 감싸고 맑은 시냇물을 건너뛰며 한 껏 봄빛을 자랑한다.

휘주는 나서부터 수묵화이다. 흰 벽체와 검정 기와의 건물, 영원히 윤곽이 보이지 않는 먼 산과 거꾸로 비낀 아름다운 그림을 안고 흐르는 시냇물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수묵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봄에 피는 유채화는 수묵화보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같은 유화를 연상시킨다. 이런 색채속에서 봄날의 휘주는 담담한 먹빛을 닦고 산뜻하면서도 우아한 꽃으로 변한다.

휘주는 언제나 너무도 많은 어제와 오래된 기억, 청산의 이야기와 녹수의 노래를 안고 있다. 그래서 석양이 아름다운 벌판을 걸으면서 머리 돌려 청산녹수속의 휘주를 보면 그토록 우아하고 그토록 세련되고 그토록 아름답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