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단락 문자는 당시 한국의 청년시인이었던 이육사가 기록한 것이였다. 20세기 2,3십년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되었을 때쯤 식민지의 모욕을 참지 못한 적지 않은 한국 문학인들은 중국으로 망명의 길을 떠났다. 이 기간에 많은 지식층 한국청년들은 로신선생과 깊은 우정을 쌓았는데 이중에 이육사도 들어 있었다.

1931년, 이육사는 중국에 건너와 독립운동을 벌였다. 이듬해 그는 국민정부 군사위원회가 한국군인을 위해 조직한 간부훈련반에 들어가 학습했으며 그 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문예창작 활동에 종사했다. 1932년 6월, 인권보장동맹 부주석 양행불(楊杏佛)의 장례식장에서 이육사는 로신을 처음 만나뵈었다. 로신선생의 겸손한 인품과 심각한 사상은 이육사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1936년 로신선생이 서거한 뒤 이육사는 "로신애도문"(魯迅悼文)을 썼는데 이 책에서 그는 로신선생의 일생과 그의 문학세계를 소개했으며 로신선생과의 친분도 적었다.

"로신도문"에서는 4년전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로신선생과 그와 친절히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로신선생에 대한 그의 연모의 정이 이 글에서 절실히 안겨온다. 그후 이육사는 일본헌병에 체포되었으며 1944년 1월 베이징감옥에서 장렬히 최후를 마쳤다.

당시 한국의 지식인들 가운데는 이육사와 같이 로신에 대해 존경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이 많았다. 로신, 이 이름이 처음 한국에 소개되기는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 한국소설가 량백화(梁白華)가 잡지 "개척"(開拓)에 그가 번역한 "호식을 중심으로 한 중국문학"이란 연재글을 실었는데 문장에서 로신을 전도유망한 작가라고 평가했다. 20세기 20년대 로신의 작품은 한국에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그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한국인 류수인(柳樹人)이 번역한 "미치광이 일기"(狂人日記)였다. 이는 외국인에 가장 일찍 번역된 로신의 소설이기도 하다.

류수인은 원명이 류기석이었는데 로신을 너무 숭배한 나머지 이름을 류수인으로 고쳤다. 중학교 시절, 류수인은 "미치광이 일기"를 읽었다. 소설은 그에게 더없는 진감을 주었다. 그는 로신선생이 쓴 주인공은 중국의 미치광이일 뿐 아니라 또한 한국의 미치광이기도 하다고 생각되었다. 1925년 류수인은 로신선생을 만나뵙고 "미치광이 일기"를 한글로 번역할 의향을 말했는데 로신선생의 허락을 받았다. 몇달 뒤 류수인은 "미치광이 일기"의 번역문을 들고 다시금 로신을 방문했으며 문장에서 나온 방언 등 문제에 관해 로신선생과 토론했다. 1927년 8월, 류수인이 번역한 "미치광이 일기"는 한국 "동광"잡지에 실렸으며 그 후로 로신의 일부 작품들이 속속 한국에 소개되었다.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게 고향을 빼앗긴 한국인을 놓고 말할때 "비수와 투창"과도 같은 로신의 작품들은 많은 한국문학인들에게 희망과 출로를 모색하는 길에서의 가장 좋은 정신적 기탁으로 되었던 것이다. 심각한 사상가인 로신의 현실에 대한 해부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은 한국인들의 공명을 불러일으키기 쉬웠으며 일본제국주의와 중국봉건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한국문인들에게 공감을 준 동시에 깊은 감명을 주었다.

지금까지도 로신사상은 한국문화계에 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현대 저명한 소설가 최인호는 장편소설 "상도"(商道)에서 로신을 "중국에서 가장 이름있는 작가와 사상가"라고 지적했다.

로신사상은 20세기 인류에 남겨준 공동의 유산이며 중한문화 교류를 더욱 깊게 추진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