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도시의 명함 (2월 27일 일기)

"괜찮아요, 힘들지 않아요"

선수와 자원봉사자, 그들은 똑같이 "대학생"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동한 역을 맡았다.

이번 대회의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가장 치열한 경기를 직접 볼수 없고 하루에 6-7시간씩 경기장 휴게실 입구에 꼬박 서서 선수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는가 하면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 넘어까지 지속되는 컬링경기관에서 경기장에서는 현장을 떠밀듯한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리지만 경기를 지켜 볼수 없고 가끔씩 휴식한다고 해도 하루에 최소 8,9시간은 서있어야 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어렵잖게 찾아볼수 있다. 또한 거리에 나가면 선수들에게 출행의 편리를 도모해주기 위해 영하 16도의 추위에도 길거리에서 길을 안내하고 교통질서를 유지시키는 교통지원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인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에 "힘들지 않는가"고 물으면 한결같이 "괜찮아요, 힘들지 않아요"라고 대답한다. 항상 따뜻한 미소와 뜨거운 열정이 어우러진 그들의 이 대답은 한겨울 할빈의 추위를 모두 가셔주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나는 이들이 이번 대회의 3천여명 자원봉사자들 중 가장 평범하면서도 평범치 않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할빈의 표정

베이징 올림픽 남자 100m 챔피언인 자메이카 선수 볼트는 "베이징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인가"하는 기자의 물음에 "자원봉사자들의 미소와 열정이 가장 인상적"이라면서 그들의 미소에서 봄을 느낄수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처럼 자원봉사자는 한 도시의 표정처럼 그 도시를 찾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이번 할빈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남자 100m와 500m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이강석 선수도 할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 "숙소를 지날 때마다 자원봉사하는 분들이 만날 때마다 한국어로 인사를 해주어 매우 친절하게 느껴졌다"고 꼽았다.

한 사람의 미소가 그 자신의 표정이라고 한다면 수천만명의 미소는 한 도시의 표정이라고 할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할빈 동계U대회 자원봉사자들의 표정은 할빈의 가장 훌륭한 명함이 아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