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千军万马" 이 성구는 일천 천(千)자에 군사 군(军)자, 일만 만(万)자에 말 마(马)자로 이루어졌다.

뜻풀이

"천군만마", "기세충천하다"는 뜻이다.

유래

진경지(陈庆之)는 남조(南朝)시기 양고조(梁高祖) 슬하에 있었던 용맹한 장수이다. 신장이 8척이나 되는 그는 기골이 장대했으며 얼굴에 수염까지 더부룩하여 매우 위풍당당해 보였다.

진경지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죽는 날까지 양조(梁朝)를 위해 많은 공을 세웠다.

그러던 어느해, 변경의 관문을 지키던 진경지는 북위(北魏) 30만 대군의 침입을 받게 되어 자못 위험한 형세에 처했다.

당시 진경지의 군대는 7000여명에 불과했다. 적군의 기세에 눌린 진경지의 병사들은 온종일 불안에 떨었다. 만약 적들이 관문을 넘어 수도를 포함한 각 지역을 점령하게 되면 그들은 참혹하게 백성들을 짓밟을 것이며, 따라서 매우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경지는 태연함을 잃지 않았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군사계획을 담론했으며 적들의 상황을 살필 때에도 두려움이란 찾아볼 수가 없이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진경지한테 좋은 수가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 병사들은 차츰 불안함을 떨쳐버리게 되었다.

자신의 강대한 병력을 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관문을 지키는 진경지의 군대를 보고 북위의 수령은 자꾸만 의심이 들어 쉽게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진경지는 쌍방이 서로 버티고 있는 사이, 암암리에 적군의 병력 배치상황을 조사해냈으며 적을 무찌를 수 있는 유효한 작전계획을 세웠다.

모든 준비를 마친 어느 하루, 진경지는 병사들을 진영에 모아놓고 작전 동원을 했다. 그리고는 식사준비를 시키고 동시에 말에게도 여물을 충분히 먹이도록 했다. 또한 어둠이 깃든 뒤에 작전을 시작할 것을 미리 대비해 병사들에게 흰 옷을 입게 했다.

진경지는 병사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적은 병력으로 많은 병력을 이겼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동안 여러 장병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단결하여 전쟁터에서 큰 공을 세웠다. 적들이 우리를 눈에 든 가시로 여기고 있는 한, 이번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되었다. 30만 적군을 향해 싸우려면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길밖에 없다. 적들에게는 수만명의 정예 기병들이 있으니 평원에서의 작전은 우리한테 불리할 것이다. 때문에 우선 적들의 포위망을 뚫은 다음 신속히 적들의 성지를 점령해야 할 것이다. 장교들은 특히 앞장서서 병사들을 이끌도록 하라"

진경지의 말을 듣고난 병사들은 신심을 가지고 목숨바쳐 싸울 것을 다짐했다.

어둠이 깃들자 흰옷차림을 한 7000여명 병사들이 북위군대 주둔지를 공격했다. 그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북위군의 포위망을 쉽게 뚫을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계획대로 적군의 병력이 부족했던 성지(城池)를 점령하여 만여명의 적들을 사살했고 대량의 군마와 식량을 얻었다. 이렇게 진경지 군대는 기동전의 방식으로 곳곳에서 적군을 소멸하고 단번에 몇개의 성지를 점령했다.

진경지의 군대는 마침내 전투에서 큰 승리를 이루었고, 양고조는 진경지에게 큰 상을 내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남사-진경지전(南史-陈庆之传)"에 수록되어 있다.

"千军万马"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