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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구  "千岩万壑(천암만학)" 산과 골짜기가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
2010-04-06 16:37:43 cri

글자풀이

"千岩万壑" 이 성구는 일천 천(千)자에 바위 암(岩)자, 일만 만(万)자에 골 학(壑)자로 이루어졌다.

뜻풀이

여기에서 "壑"는 골짜기를 가리킨다. "천산만학", "천봉만학"이라는 뜻이다.

유래

고개지(顾恺之)는 시와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나 성격이 약간 괴상하여 늘 남다른 행동을 했다. 사탕수수를 먹을 때 사람들은 보통 아래부분부터 먹는데 습관되었으나 그는 늘 끝부분부터 시작하여 먹다가 맨 나중에야 뿌리부분을 먹었다. 그 이유에 대해 고개지는 "사탕수수는 뿌리부분에 단맛이 집중되어 있지, 내가 끝부분부터 먹는 것은 바로 먹을 수록 더욱 단맛을 느끼기 위함일세. 마치 시나 그림처럼 점차적으로 그 경지에 빠져드는것처럼 말이야"라고 대답했다.

고개지는 특히 인물화를 잘 그렸는데 사람의 성격까지 그림에 담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일찍 배해(裴楷)의 초상화를 그린 적이 있었는데 얼굴에 세카락의 솜털을 그려넣었다. 그것을 보고 한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배해는 서진(西晋)시기의 사람으로 백여년전에 존재한 인물인데 어찌 그의 얼굴에 반드시 세개의 솜털이 있었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이오?"

고개지가 대답했다.

"배해는 성격이 명랑하고 정확한 인식과 투철한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지. 세카락의 솜털은 바로 그의 기질을 반영하네. 이 그림을 자세히 음미하노라면 반드시 솜털의 역할을 느끼게 될걸세"

고개지의 말을 듣고난 그 사람은 마음속으로 탄복을 금치 못했다.

고개지의 대표작인 "여사잠(女史箴)", "열녀전(列女传)", "락신부(洛神赋)" 등 작품들에는 모두 수많은 인물화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존되어 전해진 것이 없다는 점이 유감스러울 따름이다. 극 소수의 작품들이 있다 해도 수(隋),당(唐), 송(宋)조때의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모사본일 뿐이다.

"눈은 마음속의 창구"라는 오묘한 이치를 당시의 고개지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고개지는 인물화를 그림에 있어 몇년씩 그리면서도 눈을 그려넣지 않았다. 연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의 모양이나 사지를 잘 그려내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네. 관건은 바로 눈을 잘 그리는 것이지. 눈을 잘 그려야만 사람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3국시기, 후세사람들에게 "죽림칠현(竹林七贤)"중 한사람으로 불리웠던 계강(稽康)은 문학가, 철학가, 음악가였다. 평소부터 그를 흠모해오던 고개지는 늘 그의 시정에 따라 그림을 그렸는데 다 그리고나서 감수를 이야기하면서 눈을 잘 그려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말했다.

훗날 고개지는 형주(荆州)에서 직을 맡았다. 형주는 오늘날 호북성(湖北) 의도(宜都)지역부터 감리(监利)사이의 장강류역을 말한다. 하지만 고개지의 고향은 무석(无锡)에 있었으므로 두곳을 다니는 동안 늘 산수가 아름다운 곳을 경유하게 되었다. 어느 한번 절강(浙江)성 회계(会稽)에서 형주로 가는 길에서 고개지는 벗들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고, 벗들은 고개지에게 회계의 경치를 시로 묘사해보라고 청을 들었다. 고개지는 붓을 들고 단번에 아름다운 경치를 시에 담았다. 벗들은 고개지의 솜씨에 연신 찬탄을 금치 못했다.

"千岩万壑"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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