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翼而飞(불익이비)
글자풀이
"不翼而飞" 이 성구는 아닐 불(不)자에 날개 익(翼)자, 말 이을 이(而)자에 날 비(飞)자로 이루어졌다.
뜻풀이
"감쪽같이 없어지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소문이)재빨리 퍼지다",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유래
하동대수(河东大守)직을 맡고 있던 왕계(王稽)는 공적이 탁월했으며 또한 평판도 좋았다. 그의 능력을 믿은 소왕(昭王)이 30만의 진나라(秦) 군대를 이끌고 조나라(赵国)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왕계가 통솔한 진나라 대군은 파죽지세로 조나라 서울 한단(邯郸)을 진공했으나 조나라군대의 완강한 저항으로 인해 17개월을 맹공격했음에도 그곳을 점령하지 못했다.
다른 방도가 없게 된 왕계는 직접 전선에 나가 전투를 지휘했으나 진나라 군대는 부상자만 늘어났고 병사들도 사기가 떨어졌으며 불만정세는 날로 심해졌다.
때는 엄동설한이라 바람이 휘몰아치고 눈송이가 날렸다. 대부분 겨울옷이 없었던 진나라군대는 추위에 떨었다. 왕계는 사람을 시켜 천막안에 불을 지피게 했으며 자신은 두터운 옷을 걸치고 술을 마시며 대책을 연구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 한숨만 더해갈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장서(庄西)장군이 우연히 병사들이 왕계에 대한 불만을 듣게 되었다. 그들은 왕계를 두고 "너무 어리석다, 싸움에서 이겨도 공로를 표창하려 하지 않고 지면 오히려 처벌을 내릴 생각만 하고있으니 차라리 그를 죽이는 것이 우리가 사는 길이 아니겠느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병사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장서 장군이 급히 천막안으로 뛰어들어와 왕계에게 "우리 군이 한단을 정복하지 못한 원인에 대해 장군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거야 수비군이 완강하게 저항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그러자 장서가 말했다.
"그 이유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조나라군대가 비록 완강하게 저항하는 면도 있지만 우리군의 사기가 부진한 원인도 있지 않겠습니까?"
왕계는 조금 언짢은 말투로 대책을 물었다.
"장군님이 군대들을 표창하여 우리군의 사기를 높여준다면 한단을 정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군사들을 이끄는 장군으로서 진왕에게만 충성할 따름이다. 병사라면 응당 싸워야 마땅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많은 것들을 고려할 틈이 없으니 너도 마음을 쓰지 말거라"
"장군님의 판단이 모두 정확한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들이 부친에 대한 요구도 만족시킬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부친이 아들에게 아내나 첩을 버리라고 할때 아들은 비록 내키지는 않으나 부친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부친이 아들에게 아내나 첩을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하면 아들이 과연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있겠습니까? 장군님은 왕의 신임을 크게 얻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 …"
왕계는 매우 싸늘한 어조로 "대체 무슨 뜻이냐?" 라고 하면서 그의 말을 잘랐다.
"병사는 비록 신분이 비천하지만 병사도 사람입니다. 사람이라면 감정을 지니게 되며, 따라서 그들은 지금 장군님에 대해 불만이 가득합니다. 세사람이 연속 범이 왔다고 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말을 믿게 됩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작풍을 개변시킬 것을 요구한다면 그 소문은 재빨리 퍼지게 될 것입니다. 만약 병사들이 마음을 합친다면 그 힘은 매우 커질 것입니다. 그들의 공로를 표창해준다면 결과는 매우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왕계는 장서의 말을 깊이 새겨듣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형세의 심각함을 미처 모르고 여전히 독단적으로 행동했다. 사기가 떨어진 진나라 군대의 불만은 날로 커져만 갔고 그들은 끝내 반란을 일으켰다. 화가난 소왕은 사람을 파견해 왕계의 목을 자르게 했다.
"不翼而飞"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성구로 "(소문이)재빨리 퍼지다",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