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놀랄 驚(경), 활 弓(궁), 갈 之(지), 새 鳥(조)
◎뜻풀이: 화살에 놀란 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소댕보고 놀란다. 상궁지조.
◎유래: 전국 말기에 강대한 국력을 앞세운 진(秦)나라는 주변의 제(齊),초(楚),연(燕),한(韓),조(趙),위(魏) 등 제후국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연나라의 재상인 소진(蘇秦)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주변 나라들을 다니면서 연합해 공동으로 진나라에 저항해야 한다는 주장을 역설했다. 소진의 유세로 각 나라 왕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러 나라가 뭉쳐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게 되였고 연합군을 구성해 먼저 진나라를 치기로 결정했다.
초나라는 임무군(臨武君)을 대장군으로 임명해 초나라 군사를 통솔하기로 했다. 그런데 임무군은 과거 진나라와의 전투에서 번번히 패전을 면치 못했던 장군이라 사람들은 크게 근심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나서서 말릴 상황도 아니었다.
조나라의 대부인 위가(魏加)라는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는 이 위험한 임명을 취소하도록 초나라왕을 설득하리라 자청해 나섰다.
위가는 초라가에 가서 재상인 신춘군(申春君)을 만나자마자 이렇게 물었다.
"제가 듣기로는 초나라에서 임무군을 대장군으로 임명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이에 초나라의 재상인 신춘군이 되물었다.
"이건 우리 국왕의 의중이고 나로 그런 뜻이 있소이다.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겁니까?"
위가는 "저는 활쏘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제가 활을 쏘는 도리로 이 일의 위험을 알려드릴테니 재상께서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하고 말했다.
신춘군이 그리 하라고 허락하니 위가는 다음과 같은 옛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하루 갱영과 위나라 왕이 한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이때 허공을 가로 지르며 기러기 한마리가 날아왔다. 이를 본 갱영이 왕에게 "제가 빈 시위줄을 튕겨 저 기러기를 떨어 뜨릴것이옵니다"하고 말했다.
위왕은 그 말을 황당하게 여겨 그런 활재주는 들어본적도 없는 것이니 농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갱영이 말했다. "신하된 자로서 어찌 임금님과 농담을 하리까? 이제 곧 제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닐 것입니다."
이때 기러기가 두 사람이 있는 곳을 날아 지났다. 갱영이 활을 들어 빈 시위질을 튕겼다. 위왕이 고개를 들어 보니 시위소리와 함께 기러기가 과연 땅으로 떨어졌다.
위나라 왕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물었다.
"정말 신묘한 궁술이구나. 너의 백발백중의 궁술은 과거 궁술의 대가였던 양유기도 따를 길이 없겠구나."
위왕의 칭찬에 갱영이 솔직하게 말했다.
"임금님, 저의 궁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기러기가 몸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아룁니다."
위왕이 어떻게 기러기가 상처를 입었는지를 알았는가고 묻자 갱영이
말했다. "기러기가 낮은 허공을 느릿느릿 날아왔고 그 울음소리도 처량했습니다. 제가 빈 시위를 당기자 기러기는 화살이 날아오는 줄로 여기고 급히 고공으로 날아오르려다가 결국은 상처가 터져 땅에 떨어져 죽은 것입니다."
위가는 신춘군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후 다음과 같은 평을 덧붙였다.
"임무군이 진나라와의 싸움에서 번마다 졌으니 이제는 담이 콩알만
해졌겠지요. 그런 사람을 대장군으로 임명하셨으니 사람들이 근심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임무군은 화살에 놀란 새와도 같아 진나라라는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것이니 재상께서는 이번 임명을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가의 말이 옳다고 여긴 신춘군이 초왕에게 이 모든 이해관계를
고하니 초왕은 임무군에 대한 임명을 거두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