杞人憂天(구인우천)
◎글자풀이: 구기자나무 杞(구), 사람 人(인), 근심할 憂(우),우하늘 天(천)
◎뜻풀이:쓸데없는 근심걱정을 함을 비겨이르는 성구이다. 하늘이 무너질가봐 걱정한다. 쓸데없는 근심, 걱정도 팔자, 기우 등으로 번역 사용된다.
◎유래: 기(杞)나라는 중국 고대의 작은 제후국이었는데 항상 강대한 이웃 나라의 핍박과 침략을 받곤 하였다. 그래서 기나라 사람들은 항상 근심 속에서 생활하였고 또한 자신의 나라가 언제 무슨 불행을 당할가봐 걱정하곤 하였다.
기나라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매일같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져버릴까봐 두려워하면서 만약 정말로 이러한 재난이 발생한다면 숨을 수 있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무서운 일만 늘 생각하면서 근심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였기 때문에 심신이 점점 허약해져 갔다.
한 친구가 그의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건강을 걱정한 나머지 그를 일깨우며 말하기를, "하늘이란 하나로 뭉쳐져 있는 기체에 불과할 뿐이고 또한 하늘과 땅 사이에는 곳곳마다 모두 이러한 기체로 가득 차 있다네. 그래서 자네가 매일같이 몸을 뻗거나 굽어보고 쳐다보며 혹은 호흡을 하는 그 모든 것이 사실은 모두 이 기체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라네. 이치가 이러한데 자네는 왜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여전히 걱정을 하고 있는가?"라고 하였다.
기나라 사람은 친구의 해석을 듣고 나서도 여전히 안심을 못하고 캐물으며 말하기를 "만약에 하늘이 정말로 어떤 기체가 하나로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럼 태양과 달 그리고 무수한 별들이 모두 위에 매달려 있다는 것인데 설마 그것들이 안 떨어져 내리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친구는 "태양과 달, 그리고 무수한 별들도 또한 기체가 하나로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들은 단지 빛을 낼 뿐이라네. 그래서 설사 그것들이 위에서 떨어져 내린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짓눌러 다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네."라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하여 하늘에 관한 문제가 간신히 해결되었지만 그 기나라 사람은 곧장 또 묻기를 "만약 땅이 꺼져 내려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의 친구는 인내심 있게 설명해 주었다."대지는 한데 쌓여져 있는 흙과 돌덩어리에 불과할 뿐이라네. 그리고 이러한 흙과 돌덩어리는 어디에든 다 있어서 대지 위의 모든 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다네. 그래서 자네가 매일같이 이 대지 위에 서 있거나 길을 걷고 뛰어다니며 발을 굴러도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네. 그러니 왜 땅이 꺼져 내려버릴 것이라고 여전히 걱정을 하고 있는가?"라고 하였다.
친구의 이러한 깨우침 끝에 이 기나라 사람은 겨우 안심을 하고는 즐겁게 생활하기 시작하였다. 식사시간이 되면 곧장 밥을 먹고, 취침때가 되면 곧장 잠도 자게 되었다. 그러자 그를 일깨워준 친구 또한 크게 안심이 되어 즐겁게 돌아갔다.후세의 사람들은 '기인우천(杞人憂天)'이라는 이 고사성어로 필요가 없거나 혹은 근거가 부족한 근심과 걱정을 비유하게 되었다.
이 기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져버릴까봐 두려워한 사실이 한 철학자(哲人)의 귀에까지 전해졌고 그의 사색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그는 만약 하늘이 정말로 하나로 뭉쳐져 있는 기체이고 또한 땅이 정말로 한데 쌓여져 있는 흙과 돌덩어리라면 이러한 물질들은 어떻게 하여 훼손이 되지 않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물론 하늘과 땅의 훼손은 당연히 아주 오랜 뒤에서야 일어나게 되는 일이겠지만 그것이 훼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옳지 않은 것이다. 만약 하늘과 땅이 훼손이 되었을 경우 그때의 사람들은 어떻게 이를 근심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런 도리로 볼때 이 기나라 사람의 근심 또한 완전히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