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空見慣(사공견관)
◎글자풀이: 맡을 사(司), 빌 공(空), 볼 견(見), 익숙할 관(慣)
◎뜻풀이: 사공(司空)이란 당나라의 벼슬 이름으로 청나라의 상서(尙書)와 같다. "사공이야 흔히 보아 심드렁하다"라는 뜻으로 "자주 보아 신기하지 않다", "습관되어 대수롭지 않다" 또는 "몹시 평범함"을 형용하여 이른다.
◎유래: 당나라 때 시와 문장이 뛰어나 진사 (進士)로 뽑힌 유우석 (劉禹錫)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권위를 휘두르지 않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았으며 나라와 백성을 위해 일심전력을 다하였기에 군자의 충신으로 나라의 동량으로 꼽혔다. 유우석은 왕숙문(王淑文) 등과 함께 정치개혁을 시도하나 뛰어난 지배력과 걸출한 문학재능을 질투하는 권력자들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실패하기에 이른다. 그 후 유우석은 변강지역으로 쫓겨나 소주 (蘇州)의 지방관리인 자사 (刺史)로 좌천되었다.
그곳에서 유우석은 중앙 관료인 사공 (司空)을 지냈던 이신 (李紳)을 만나는데 이신 역시 시가창작과 정치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당무종(唐武宗) 시기 그는 재상관식을 맡아 나라 통치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지만 다른 세력들의 배척으로 얼마 못가 유명무실한 사공이 되고 말았다. 정치에서의 뜻을 이루지 못한 이신은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매일 술과 여자에 묻혀 방탕한 생활을 지속했다.
어느날 이신은 유우석을 집으로 초대하여 연회를 벌였다. 두 사람은 술을 따르고 요리를 즐기며 과거 일들을 회상하고 나라 대사를 함께 논하였다. 흥미를 돋우기 위하여 이신은 기생들을 불러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술이 적당히 들어가자 시흥이 돋은 유우석은 한 수의 칠언절(七言絶句)을 남겼다.
"高鬢雲鬢新樣粧, 春風一曲杜韋娘, 司空見慣渾閑事, 斷盡蘇州刺史腸"
고빈운빈신양장, 춘풍일곡두위낭, 사공견관혼한사, 단진소주자객장
높은 상투 구름 머리 궁녀처럼 예쁘구나
봄바람 한 자락에 어여쁜 두위낭일세
사공이야 흔히 보아 심드렁한 일이지만
소주 자사(刺史) 무진 애를 다 태우는구려
司空見慣(사공견관)이라는 사자성어는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주 보아 신기하지 않다"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