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다섯 오(五), 열 십(十), 걸을 보(步), 웃을 소(笑), 일백 백(百), 걸을 보(步)
◎뜻풀이: 오십보를 도망간 자가 백보 도망간 자를 비웃는다는 말로서 남과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거나 또는 똑같은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정도가 약한 자가 정도가 강한 자를 비웃을 때 이르는 말이다.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유래: 중국 전국시대 위(魏)나라 혜왕(惠王)은 영역확장과 재물축적을 위해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몰아 그를 위해 싸우게 했다.
하루는 맹자(孟子)가 양혜왕이(梁惠王) 만난다. 양혜왕은 맹자를 보자마자 이런 근심걱정을 털어놓았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온갖 심혈을 바치고 있소. 하서 지방에 흉작이 들어서 그 곳 백성들을 모두 하동지방으로 이동시키고 또 양식까지 모두 베풀었소. 이웃나라 군주들 가운데 나처럼 열심히 백성을 돌보는 자는 없을터인데 이웃나라 백성들은 줄지 않고 나의 백성들 또한 늘지 않았소. 도대체 어찌된 일이오?"
이에 맹자는 "대왕께서는 전쟁을 좋아하시지요. 전쟁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싸움터에서 북소리가 울리면 양군 병사들은 칼을 받쳐들고 창을 겨누게 됩니다. 전쟁에서 패한 쪽의 병사들이 목숨을 구하고자 갑옷을 벗어던지고 도망을 친다고 가정해봅시다. 누군가는 백보를 도망치고 또 누군가는 오십보를 도망칩니다. 이때 오십보를 도망친 자가 백보를 도망친 자를 보고 비겁한 자라고 비웃는다면 대왕께서는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러자 혜왕은 "그건 말이 안되오. 오십보가 백보를 따르지 못했을 뿐 도망친 것은 똑같지 않소!"라고 말했다.
"그 것을 아셨다면 어찌 이웃나라보다 백성이 많기를 기대하옵니까?" 맹자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백성들 구호하시는 대왕의 목적은 인의의 정치와 상관없이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지향하는 이웃나라와 무엇이 다르옵니까?"
혜왕은 대답을 못 했다. 이웃나라와 똑같은 목적을 가지고 백성을 구호한 것을 진정으로 백성을 생각해서 구호한 양 자랑한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판단에 있어서 사물의 본질을 봐야지 겉으로 보여지는 현상에 미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십보소백보" 이 성구는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