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義滅親(대의멸친)
◎글자풀이: 클 대(大), 옳을 의(義), 멸할 멸(滅), 육친 친(親)
◎뜻풀이: 대의를 위해서 친족도 죽인다는 뜻으로 국가나 사회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돌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유래:
춘추(春秋)시기는 정세가 불안하고 분쟁이 치열한 시대였다. 서로 빼앗고 교전이 끊이질 않아 천하가 소란스럽고 불안에 잠겼다.피비린내가 풍기는 바로 이때 주우(州吁)가 석후(石厚)의 도움으로 형님 위환공을 죽이고 스스로 임금 자리에 올랐다. 뒤이어 그는 끊임없는 역사로 으리으리한 궁전을 세우고 사처에서 징병하기도 했다. 모든 비용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그것은 물론 백성들의 재물을 수탈한 것이고 이는 또한 백성을 위태로운 상황에 몰아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위나라 여야의 원성과 책망이 끊이질 않고 온 나라는 마치 땔나무에 얹혀 놓은 것인양 작디작은 불씨만 있으면 들판 전체를 태울 수 있듯이 작은 소동으로도 커다란 재난을 일으킬 것만 같은 암흑에 휩싸여 있었다.
몇 명의 정직한 대신들은 암암리에 상의하여 주나라 천자한테 주우가 임금을 시해하고 그 자리를 빼앗은 죄행을 밝히려고 했지만 소식이 바로 주우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다. 주우는 주나라 천자가 개입할가봐 몹시 당황해했다.
주우는 석후를 불러다 대책을 토의했다. 석후는 주우에게 말했다 "저의 부친 석작은 술책에 뛰어난 분이고 또한 나라에서도 아주 명망이 높은 분이시기에 저의 부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일이 잘 해결할 수 있을겁니다."
"그럼 좋소, 자네 바로 집으로 가서 부친에게 구원을 청하오, 이번에 꼭 우리를 도와달라고 청을 드오. 만약 우리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이 은혜는 꼭 갚겠다고 전해주오."
석후의 부친 석작(石碏)은 아주 정직한 사람이다. 그는 주우가 임금을 시해하고 스스로 임금 자리에 올라간 행위에 아주 격분하였다. 하지만 자기의 힘으로는 제지하기 어려워서 화가 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고향에 은거하였다. 집으로 돌아간 후 그는 매일 주우에 대처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날 아들 석후가 돌아온 것을 보고 석작은 요즘 경성의 상황을 물었다. 석후는 주우의 뜻을 부친에게 전했다. 그러자 석작은 금방 주우를 응징할 수있는 수를 생각해냈다. 그는 석후에게 말했다. "지금 백성들이 주우에게 큰 불만을 품은 것은 그의 자리가 아직 합법적인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나라의 천자가 주우를 위나라의 왕으로 인정해준다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풀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주나라 천자는 주우를 위나라의 왕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석작은 자기의 계획이 석후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진환공은 주나라 천자가 아주 신뢰하는 분이시라. 그 사람의 의견은 주나라 천자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니 주우와 함께 가서 진환공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어떠냐? 그 사람만 너희들을 거절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니라."
석후는 부친의 말이 아주 온당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서둘러 주우에게 전하러 갔다. 주우는 석후의 말을 듣고 만족스레 화색을 띄우며 바로 석후에게 후한 선물을 하사하면서 진나라로 떠날 물품을 준비하도록 하였다.
한편 석작은 석후가 떠나간 후, 바로 진환공에게 편지를 써서 연야로 사람을 보냈다. 편지에서 석작은 주우와 석후가 야합하여 임금을 시해하고 반역을 꾀한 죄행과 주우의 집권 후의 모든 만행을 까밝혔다. 끝으로 그는 진환공에게 주우와 석후가 진나라에 도착한 즉시 처단해서 위나라를 위해 해악을 없애달라고 건의하였다.
후한 선물을 준비한 주우와 석후는 진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진환공에게 잡히고 말았다. 사람을 파견해 위나라에 소식을 전하자 위나라에서는 대부 재추를 보내 주우와 석후의 죄행에 대해 선포하고 즉석 형벌을 처하게 했다. 재추는 석후가 석작의 아들인 것을 감안하여 사형을 면해주고 가볍게 처벌하려 했지만 석작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석후와 같은 대역무도한 자를 세상에 남겨두면 후환이 끝이 없는 법이라네." 그는 가신을 진나라에 보내 즉석에서 석후를 처형했다. 그 후로 "석작은 대의멸친, 정말 대의를 위해 육친도 멸한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