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매골(千金買骨)
◎글자풀이: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애써 인재를 물색하다는 말이다.
◎뜻풀이: 일천 천(千), 쇠 금(金), 살 매(買), 뼈 골(骨)
◎유래:
전국시기 제(齊), 초(楚), 진(晉), 연(燕), 한(漢), 조(趙), 위(魏) 일곱 제후국을 전국7웅(七雄)이라고 불렀는데 그중 연(燕)나라는 약소국으로 늘 주변국들의 침략을 받았다. 기원전 312년, 연소왕(昭王)은 즉위하고 나서 부국강병을 고민하였다.
하루는 소왕이 모사 곽외 (郭隗)를 불러 물었다. "외적의 침략을 받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은 연나라에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오. 천하의 재주가 뛰어난 이들을 모두 연나라에 불러 들여 재능을 펼치게 하고 싶은데 자네한테 뾰족한 수가 있다면 말해보게."
소왕의 물음에 곽외는 한동안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소왕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 천리마를 무척 좋아하던 한 임금이 있었습니다. 그는 천금을 걸고 천리마를 구하려고 했지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천리마를 구경조차 못한 임금은 몹시 상심했습니다. 3년이 지난 어느날 한 충신이 천리마를 구해오겠다며 선뜻 나서자 감격한 임금이 그에게 천금을 주며 천리마를 구해오게 했습니다. 신하는 임금의 성대한 환송을 받으며 도읍을 출발하여 천리마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천마리가 있는 곳을 알아내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애석하게도 이미 천리마는 죽어버렸습니다. 이때 머리속에 좋은 생각이 떠오른 신하는 오백금을 주고 죽은 천리마의 뼈를 사가지고 돌아와 임금에게 바쳤습니다."
"그래서 어찌 됐는가?"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던 소왕이 다그쳐 물었다.
"뼈만 들고 나타나니 임금은 당황했겠지요. 임금은 크게 화를 내며 신하에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백금을 주고 사온 천리마란 말이냐? 천리마의 뼈라 할지라도 짐의 눈에는 고작 두 냥의 금값어치 뿐이다. 짐이 갖고 싶은 것은 말뼈가 아니라 살아있는 천리마란 말이다!'
이때 신하가 대답하기를 '맞습니다. 천리마의 뼈는 무용지물이지만 거금을 들여 애써 구해온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천리마에 대한 전하의 사랑을 천하에 알리기 위함입니다. 전하께서 천리마라면 그 뼈조차 오백금을 주고 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니 이제 머지않아 사람들이 천리마를 끌고 나타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그저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며칠이 지나자 과연 신하의 말대로 천리마 세 필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하오니 폐하께서 진정으로 뛰어난 인재를 구하신다면 먼저 소인 곽외부터 들이십시오. 소인과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도 예우를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면 장담컨데 천하의 박학다식한 이들이 천리 길 마다않고 제 발로 모여들 것입니다."
그리하여 연소왕은 곽외를 위한 궁전을 짓고 그를 스승으로 예우하며 극진하게 대했다. 곽외가 호화로운 궁궐에서 생활한다는 소문이 전국에 퍼졌고 천하의 인재들이 앞다투어 연나라에 몰려왔다.
전국시기의 모사로 명망높은 추연(鄒淵)과 극신(劇辛)도 연나라로 왔다. 또한 위나라 사신으로 연나라에 잠깐 머물던 악의도 소왕의 간권으로 연나라에 남았다. 연소왕은 악의에게 아경(亞卿, 상경다음 가는 높은 벼슬)의 벼슬을 주었다.
훗날 악의가 통솔하는 연나라 군이 숱한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연나라는 점차 강국으로 성장했다.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의 사자성어 천금매골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로서 애써 인재를 물색하는 것을 비유하는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