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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국 대통령 중국 청화대학서 연설
2013-06-29 14:56:04 cri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6월 29일 오전 중국 명문대인 청화대학에서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연설했습니다.

다음은 연설의 간추린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천지닝(陳吉寧) 총장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청화대 학생 여러분, 오늘 중국의 명문 청화대학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청화대 학생 여러분을 보니,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이곳 청화대의 교훈이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습근평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이 중국의 밝은 내일을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한국과 중국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 해오면서 다양한 문물과 사상을 교류해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공유하는 것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통하는 데가 많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1992년에 수교한 지 약 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호협력의 발전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동안 교역액은 무려 40배나 늘었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선박이 하루에 백편이 넘습니다.

양국 공히 약 6만명의 학생들이 서로 유학을 하고 있는데, 이곳 청화대에도 1천40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같은 고전을 책이나 만화를 통해서 접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관광 오게 되면, 마치 잘 아는 곳에 온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곤 합니다.

저도 오래전에 소주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든가, 관포지교(管鮑之交), 삼고초려(三顧草廬)같은 중국 고사성어들은 한국 사람들도 일반 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입니다.

저는 양국이 불과 20년 만에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렇게 문화적인 인연이 뿌리 깊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감대야말로 정말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저녁 저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우정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K-POP 가수들과 중국의 대중가수들이 함께 공연을 했는데, 양국 젊은이들이 문화로 하나가 되는 현장을 보면서 참 반가웠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중국 선현들의 책과 글을 많이 읽었고, 중국 노래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문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마음으로 가까워지고, 친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 저는 한중관계가 이제 더욱 성숙하고 내실있는 동반자관계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국민의 신뢰인데, 저는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국가간의 관계도 국민들간의 신뢰와 지도자들간의 신뢰가 두터워진다면 더욱 긴밀해 질 것입니다.

저와 습근평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절강성 당 서기이셨던 시주석과 만나 새마을 운동과 신농촌건설을 비롯해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습주석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대화와 협력을 해 나라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20년의 성공적 한중 관계를 넘어 새로운 20년을 여는 신뢰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틀전 제가 습주석과 함께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이러한 여정을 위한 청사진이자 로드맵입니다.

현재 두나라 정부는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양국 경제관계는 더욱 성숙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이루어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환경 등 글로벌 상생을 위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벌써 우리 젊은이들은 자발적으로 협력사업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한 예로 '한중 미래숲'이란 민간단체는 양국 젊은이들과 함께 2006년부터 내몽골지역 사막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6백만그루를 식수했습니다. 중국 내륙의 사막화를 막아 황사를 줄이기 위한 이런 노력은 양국의 좋은 협력사례이고 앞으로 이런 협력모델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양국의 뿌리깊은 문화적 자산과 역량이 한국에서는 한풍(漢風),, 중국에서는 한류(韓流)라는 새로운 문화적 교류로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더 활짝 피워 인류에게 더 큰 행복을 줄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지금 전 세계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국가들이 다방면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해 간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조선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는 매우 불안정합니다. 역내 국가들의 경제적인 상호 의존은 확대되는데 역사와 안보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신으로 인해 정치, 안보협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아시아 패러독스'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지금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간의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평화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자적 매커니즘이 없습니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군자의 도는 멀리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가간에도 서로의 신뢰를 키우고 함께 난관을 헤쳐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동북아지역도 역내 국가들이 함께 모여서 기후변화와 환경, 재난구조, 원자력안전문제같이 함께 할수 있는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차 정치, 안보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다자간 대화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신념을 담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신뢰의 동반자가 되어 새로운 동북아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협력을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새로운 반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간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안정되고 풍요로운 반도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반도가 바로 제가 그리는 '새로운 반도'의 모습입니다.

저는 반도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할수 있게 된다면 동북3성 개발을 비롯해서 중국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 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 동북아지역은 풍부한 노동력과 세계 최고의 자본과 기술을 결합해서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지구촌의 성장엔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보다 역동적이고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 여러분이 이 원대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청화인 여러분이 그런 새로운 반도, 새로운 동북아를 만드는데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한국과 중국의 강물은 하나의 바다에서 만납니다. 중국의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한국의 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서해의 바다에서 만나 하나가 됩니다. 지금 중국은 습근평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의 꿈'(中國夢)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국민 행복시대와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한반도라는 한국의 꿈(韓國夢)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국민 행복, 인민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함께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中國夢)과 한국의 꿈(韓國夢)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꿈과 중국의 꿈이 함께 한다면, 새로운 동북아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함께 꾸는 꿈은 아름답고, 한국과 중국이 함께하는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젊은 여러분의 삶에는 앞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저에게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고통을 이겨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글귀 중 하나가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에 관한 글입니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

그 내용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가면서, 제가 깨우친 게 있다면 인생이란 살고 가면 결국 한줌의 흙이 되고, 100년을 살다가도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결국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바르고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고난을 벗 삼고, 진실을 등대삼아 나아간다면, 결국 절망도 나를 단련시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꿈으로 채워 가면서 더 큰 미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용기있게 나아가기 바랍니다.

끝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분야의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를 더욱 공고 발전시키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장래가 희망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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