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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과 문화] 화국후퉁(花局胡同)
2016-08-29 14:42:44 cri

[백화심처후퉁]



베이징 서성구 십찰해(什刹海) 지역 지안문(地安門) 부근에는 동쪽으로 호국사(護國寺) 동쪽 골목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신가구남대가(新街口南大街)에 이르는 은폐된 골목이 있다. 바로 화국후퉁(花局胡同)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 골목을 화국후퉁이라는 지명이 아닌 백화심처(百花深處)라 부른다.

전한데 의하면 베이징 약 천개에 달하는 후퉁 중 가장 시적이고 아름다운 지명을 자랑하는 곳은 '행화천(杏花天)', '방초지(芳草地)' 그리고 '백화심처'후퉁이다. '백화심처'는 백화가 만발한 깊숙한 곳이라는 뜻이 되겠다.

전체 길이가 147m이고 너비가 3m되는 이 좁고 긴 골목은 햇빛이 적게 들어 안으로 들어갈수록 깊숙하고 신비롭다.

20세기 유명 작가 노사(老舍)는 이 골목을 이렇게 묘사했다.

'후퉁은 좁고 길었다. 길 양켠은 부서진 벽돌을 쌓아올린 벽이다. 남쪽 벽은 햇빛이 적게 들어 이끼가 엷게 한층 끼었고 윗쪽에는 달팽이가 기어간 흔적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니 길이 조금 널찍해 졌으나 양쪽의 벽이 좀 더 부서진듯 하다.'

은폐적이고 고요한 이 후퉁은 날이 어두워지면 조금 무섭기 까지 하다.

이밖에 중국 대만 가수 진승(陣升)은 노래 <베이징의 하루 밤> 가사에서 '백화심처에 이를까봐 자정에 길을 묻지 못하네.'라고 썼다.

이렇게 백화심처후퉁은 그 인지도가 높고 문학적 운치가 다분하다.

그렇다면 '백화심처'라는 이름은 어떻게 온것일까? 이 후퉁에는 또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까?

건륭(乾隆) 15년인 1750년, 베이징성의 지도에 이 후퉁은 '화국후퉁'이라고 기록됐다. 전한데 의하면 당시 이곳은 꽃을 재배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이렇게 명나라 때 부터 건륭시기에 이르기 까지 이 후퉁은 화국후퉁이라 불렀다.

그런데 광서(光緖) 11년인 1885년에 주일신(朱一新)이 <경사전항지고(京師專巷志稿)>에서 처음으로 '화국후퉁'을 '백화심처후퉁'으로 개명했고 민국 이후 사람들은 편리함을 위해 후퉁을 빼고 '백화심처'라 불렀다.

하지만 이 후퉁에 관해 더 이전의 기록이 남아있다. <북경쇄문록(北京琐聞錄)>은 이 골목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명나라 만력(萬曆) 연간에 장씨 부부가 신가구남소항(新街口南小巷) 내에서 공지 20~30무를 매입하고 채소를 심었다. 돈이 조금씩 모이자 그들은 나무를 심고 돌을 쌓아 산을 만들었으며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웠고 채소밭을 우아한 장소로 만들었다. 그들은 또 모란과 작약을 심고 연못에 연꽃을 키웠다. 여름철 해가 서쪽으로 질 때 작은 배를 타고 연못을 지나면 향기로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기분이 좋아진다. 가을이면 노란 국화 향이 그윽하고 겨울이면 매화와 눈이 풍경을 이루어 사계절 아름답다. 때가 되면 사대부들이 이곳을 찾아 유람한다. 하여 베이징 사람들은 이곳을 백화심처라 부른다.'

백화심처는 애초 골목이 아닌 채소밭이었다. 사계절 꽃향기가 끊이지 않아 도시의 문인과 묵객들이 많이 찾아와 꽃을 감상하고 시를 읊던 곳이었다. 하여 사람들은 우아함이 묻어나는 '백화심처후퉁'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던 것이다.

그후 장씨 부부가 세상 뜨면서 화원도 따라서 사라졌고 '백화심처'라는 이름만 남겨졌다. 그리고 점차 골목이 형성됐으며 건륭 이전까지는 '화국후퉁'이라는 지명을 썼다. 그러나 청나라 말기 광서 연간에 사람들은 예전의 백화심처를 그리워하며 다시 '백화심처후퉁'이라 불렀다가 민국시기 편리함을 위해 지명을 '백화심처'라 줄였다.

전한데 의하면 1965년에 정부는 호국사의 후묘(后廟)를 백화심처에 합병시켜 후퉁이 더 깊숙해 졌다. 하지만 백화심처에 있던 우거진 나무와 꽃이 사라지면서 호국사의 서배전(西配殿)이 이 골목의 상징이 됐다. 하여 호국사 서쪽 골목과 백화심처의 교차로를 지날때면 호국사의 불전을 볼수 있어 고풍스러움과 그윽함이 살아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2004년에 호국사 서배전이 큰 화재를 입어 파손되면서 허물어진 담만 남았다.

번역/편집: 조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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