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문과 대칭되는 문은 바로 서화문(西華門)이다. 서화문은 자금성의 서문으로 영락 18년인 1420년에 건설되기 시작했다. 만력(萬歷) 22년인 1594년 6월에 번개로 화재를 입어 만력 24년 8월에 개보수 작업을 거쳤다.

서화문과 동화문은 같은 모양으로 건설됐는데 평면도가 직사각형으로 성대는 붉은색이고 한백옥 기단으로 됐다. 성대 위에는 성루가 있는데 황금색 유약기와로 된 이중 우진각 지붕이다. 그리고 성루 기단은 한백옥 난간으로 둘러쌌다. 서화문에는 열병때 사용하는 면갑을 뒀고 서쪽 지붕 아래에 '서화문'이라 적힌 편액이 걸려 있다. 편액은 원래 만족어, 몽골어, 한어 3가지 문자로 돼 있었는데 나중에 만족어와 한어 두가지만 남겼고 신해혁명 후에는 한자만 남았다.

동화문과 서화문은 황성과 궁성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서화문 밖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었고 서화문을 나서면 바로 황실 정원인 서원(西苑)이다. 하여 청나라 제후들은 서원이나 서부 외곽의 여러 정원을 찾을 때면 대부분 서화문으로 통행했다. 건륭(乾隆) 16년인 1751년에 있은 황태후 환갑잔치와 건륭 55년인 1790년에 있은 건륭제의 팔순 만수절(萬壽節)때 서화문 밖에서 부터 서직문(西直門)을 지나 해전(海淀) 일대에 까지 길을 따라 꽃등을 걸고 무대를 설치해 공연을 펼치며 성대한 경축 행사가 펼쳐졌다.

서화문은 인재가 모이는 곳이었다. 청나라때 무영전(武英殿)에 설치한 수서처(修書處) 등 기구와 내무부(內務部)가 모두 서화문내에 있었다. 하여 수서처에서 사무를 보는 문인들, 입궁해 사무를 처리하는 내무부 관원들, 궁내 경축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모두 서화문으로 출입했다. 또한 청나라의 중요 간부를 배양하는 학교인 함안궁(咸安宮) 관학(官學)도 서화문내에 위치했으며 불교 경전 <대장경(大藏經)>을 만족어로 번역하는 기구인 청자경관(淸字經館)과 청나라의 서적을 편찬하는 기구 중의 하나인 삼통관(三通館), 역대 실록을 편찬하는 실록관(實錄館), 역대 시문과 황제가 지정한 서적을 편찬하는 문영관(文穎館) 등 기구도 모두 서화문내에 있었다.

하지만 안타까운것은 청나라 말기 경자년(庚子年)인 1900년, 팔국연합군이 베이징성을 공격했을 당시 자희(慈禧)태후와 광서(光緖)황제 일행은 바로 서화문을 통해 궁을 빠져나갔다.

번역/편집: 조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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