羊質虎皮, 양질호피-여기서 羊은 양 양자이고 質는 질박할 질자, 虎는 범 호자, 皮는 가죽 피자입니다.
그러니 양의 몸뚱이에 범가죽을 씌워놓았다는 뜻으로 되겠습니다.
<남사 양간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북조시대 남조에 키가 구척이나 되는 무예가 출중한 양간이라는 장사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날랜 무예에 탄복해서 그를 맹호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한 번 그는 부친을 따라서 북위로 가게 되었습니다. 북위황제는 그의 명성을 일찍부터 알고있었지만 그 본인을 만나보지 못해서 언제나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차에 양간을 직접 만나게 되어 그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양간을 궁중으로 불러들인 북위황제가 물었습니다.
<듣자니 다들 자네를 맹호라고 하던데 그게 정말 사실인가? 혹시 양질호피는 아닌가?>
그 말을 듣자 양간은 즉시 엎드려 두손으로 땅을 짚고 범의 자세를 취하면서 으흥하고 힘을 썼습니다. 북위황제가 웬일인가 싶어 전상에서 일어나 내려다보니 양간이 금방 짚었던 자리에 열손가락 자국이 깊숙히 나있었습니다.
이를 본 문무대신들도 입을 딱 벌리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때 북위황제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네 과연 장수로군, 짐은 오늘 자네한테 진심으로 탄복했노라.>
네, 양질호피란 성구는 바로 이런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이 성구는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사실상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을 비유해서도 쓰입니다.
그후 양간은 남방에 있는 량국이란 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량국의 황제인 간문제는 그를 군사장군으로 봉했습니다. 당시 량국의 대신이었던 후경이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켜 량국은 위급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양간은 친히 군사를 인솔하여 용감하게 적들과 맞서 싸웠기 때문에 후경은 어떻게 해서도 량국의 도읍을 점령할 수가 없었습니다.
급해난 후경은 아주 독한 궤계를 꾸몄습니다. 그는 사람을 파견하여 양간의 아들을 잡아오게 하고 그의 아들을 성벽에 묶어 매달아 놓았습니다. 그러고는 <네 아들의 목숨이 내손에 달렸는데 친아들이 중요한가 다 무너져가는 도읍이 중요한가>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양간은 도읍의 천만백성들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는데 내가 어찌 자신의 아들 하나만을 위해서 굴복할수 있겠는가 하면서 맞서나섰습니다.
악독한 후경은 그의 아들을 인차 죽이지는 않고 며칠동안 악독한 고문만 들이댔습니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보는 양간의 마음은 찢어지는듯 아팠습니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아들을 향해 웨쳤습니다. <얘야, 아버지는 이 한몸도 나라에 바칠수있는 충신으로서 어찌 나 하나만의 불행만 생각하겠느냐.> 말을 마친 양간은 아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습니다.
지금까지 양질호피란 성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