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낡은 규례를 고수하다, 낡은 틀에 매달린다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 묵수성규란 성구이 유래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墨守成规, 묵수성규—이 성구는 墨 먹 묵자, 守 지킬 수자, 成 이룰 성, 规 법 규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전국시대 로나라 사람이었던 묵자는 일찌기 목수질을 하면서 수레나 성을 치는데 사용되는 무기들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 솜씨가 비상하여 당시의 이름난 공쟁이었던 로반과 어깨를 겨루고 있었습니다.
<겸애>와 <비공>을 주장하는 묵자는 유가학설에 맞서면서 그의 문생들을 묶어세워 이른바 <묵가>라는 학파를 내오고 사처로 돌아다니면서 그의 학설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한번 초나라에서 송나라를 치려고 로반더러 운제라는 공성무기를 만들게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묵자는 급급히 초나라에 가서 로반과 초나라 임금을 만나 싸움을 그만둘 것을 혀가 닳도록 권고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초왕은 송나라를 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무기인 운제를 실전에서 시험해보지 못하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장 시험해봅시다.>묵자는 이렇게 말하고 띠를 풀어 성곽처럼 둘러놓고 작대기로 무기를 삼아 로반과 단둘이서 치고 막는 동작을 하였습니다.
로반은 연거퍼 아홉번이나 공격했으나 끝내 <성>을 점령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로반이 <그대를 대처할 방도가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고 하니 묵자는 <그대가 무슨 방책을 쓰려 하는지 알고있으나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초왕이 그들의 말뜻을 몰라 무슨말이냐고 물었더니 묵자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공수자의 뜻은 나를 죽이겠다는 것이올시다. 그러나 나를 죽인다 해도 나의 제자 삼백명이 송나라의 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에 초왕은 송나라를 칠 생각을 완전히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묵자가 <성을 잘 지킨다>는 뜻으로 墨守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묵수는 자초의 뜻과는 달리 보통 <보수적>이라는 뜻으로 씌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낡은 틀, 낡은 규례에 매달린다는 뜻으로 墨守成规, 묵수성규란 성구가 유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