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해남의 쌀국수)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푸른 야자나무를 가진 해남(海南)은 레저의 극락이기도 하고 식도락가들의 세상이기도 하다. 맛 있는 많은 먹거리중 해물을 제외하고 쌀국수(海南粉)가 해남에서 최고이다.

가늘고 흰 쌀국수를 그릇에 담고 바삭바삭한 땅콩, 향긋한 깨를 얹고 그 위에 콩나물과 쇠고기, 푸른 고수풀을 둔 다음 무와 목이버섯, 죽순 등으로 만든 맛 좋은 소스를 넣으면 붉고, 희고, 노랗고, 푸른 다양한 색갈의 맛 좋은 쌀국수가 만들어진다.

국수는 차고 소스는 뜨거워 두 가지를 섞으면 따뜻하면서도 너무 뜨겁지 않아 먹기에 맞춤하다. 해남 쌀국수를 먹을때는 먼저 고루 섞은뒤에 먹는 것이 좋고 매운 맛을 좋아할 경우 고추장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사진설명: 해남의 국물 쌀국수)

해남 쌀국수의 또 다른 특징은 그릇에 쌀국수가 조금 남았을 때 주인이 무료로 제공하는 소라탕을 부어 조금 남은 쌀국수와 시원한 해물탕을 함께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쌀국수의 여운이 오래도록 입안에 남아 별미이다.

해남의 쌀국수는 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전하는데 의하면 먼 옛날인 명(明)조말에 한 효자가 어머니를 모시고 해남으로 왔는데 먼 길에 어머니가 위장병을 앓아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생각끝에 해남 그 어디서나 자라는 벼를 본 아들은 쌀을 가루내서 국수를 뽑아 머니에게 대접했는데 생전 처음 먹어보는 그 맛있는 국수에 어머니의 입맛이 돌아왔고 점차 위장병을 고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에 그 아들은 아예 쌀국수집을 차려 좋은 쌀로 맛 있는 쌀국수를 뽑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쌀국수를 대접했으며 그로부터 해남 각지에서 쌀국수를 만들게 되었다.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 해남의 쌀국수가 해남도는 물론 다른 지역까지 전파되었는데 해남에서 가장 맛 있는 쌀국수는 가장 비싼 식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깊은 골목의 자그마한 식당에 있다.

가장 맛있는 쌀국수를 찾는데는 인연이 따라야 한다고 식도락가들은 말한다. 해남도의 수려한 경치를 구경하면서 좁은 옛 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다가 발길이 가는 대로 조그마한 식당에 들어가 한 그릇에 몇원씩 하는 해남 정통의 쌀국수를 맛 보면 더 이상 바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