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성 남부 압록강 상류, 장백산의 서남쪽에 인접해 있는 장백조선족자치현은 중국에서 유일한 조선족자치현이다.

삼림율이 92%인 장백현은 가을이면 단풍으로 온 산이 불타오른다. 수놓은 비단결처럼 화려하다. 당나라 시인 두목이 "서리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는데 가을철 장백현의 산이 바로 그렇다. 산 전체가 불타오르는 화원 같고 봉우리 하나하나가 활짝 핀 꽃송이 같다. 정말로 한 여름 내내 산은 어디에 이 수많은 색을 감추어 두었다가 이 가을 한꺼번에 뿜어내는 듯 하다.

가을철 장백현의 산을 찾으면 나뭇잎들은 가을을 맞아서 노랗고 붉게 물들어 있다. 보행자가 걸어 다니는 길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한번씩 바람이 휘몰아가기도 한다. 스산하면서도 청량한 기운이 사람들의 짙은 감성을 자극한다.

장백현은 가을산의 계곡마다 차가운 너럭바위를 타고 넘는 물소리로 청아하다.

폭포가 그려내는 느낌은 마치 바이올린의 선율과도 같다. 물줄기는 음악의 선율을 옮겨놓은 것처럼, 화선지를 지나는 우아한 붓질처럼 아름다운 선을 그려낸다. 까마득한 협곡 저 아래의 물소리도 한없이 유순하고 부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