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들어선 베이징의 날씨는 30도를 훨씬 웃돌고 게다가 습도까지 높아져 "불쾌지수"가 한층 늘어난 느낌이다. 그런 답답한 오전날씨도 먼길을 떠나는 기자들의 부푼 마음을 흐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여러 사람들의 축복속에 차에 올라 방송국 정원을 나서노라니 어느덧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 같다. 이번 변경행 특별취재중 우리들이 소속된 길림, 요녕팀은 첫 출발팀이자 차를 운전하고 가는 팀이기도 하다. 우리 팀의 왕복노정은 4천킬로미터, 평균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린다 해도 길에서만 거의 이틀이 걸린다. 체력과 의지력이 요구되는 취재길이다.
오늘 도착지는 장춘, 중국의 자동차와 영화의 요람이라고 불리우는 도시, 길림성의 성소재지이기도 하다.
베이징을 벗어나는데만 한시간이상 소요됐다. 결국 베이징-심양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탁 트인 시야와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가 우리들의 마음을 한결 상쾌하게 한다.
왕복 6차선의 고속도로가 끝없이 뻗어 있고 양옆으로는 승용차와 트럭들이 신나게 달려간다. 이 고속도로는 중국에서는 이용률이 비교적 높고 노면이 양호한 고속도로다. 제한시속은 120킬로미터,우리가 탄 중형버스는 거침없이 앞으로,앞으로 달려간다.
하북경내를 지나니 동북평원을 가로지른 고속도로 양켠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과 경작지가 한껏 푸르름을 뽐낸다. 무연히 뻗어나간 벌에는 강냉이와 콩 등 곡식들이 한창 자라고 있어 기름진 평야의 아름다움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의 고속도로의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고속도로는 상해(上海)에서 가정(嘉定)까지 이르는 호가고속도로, 왕복 4차선에 그 길이는 18.5킬로미터고 설계시속은 120킬로미터에 달해 중국 대륙지역에 고속도로가 없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는 다른 지역의 고속도로 건설에 시범역할과 추동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천년말에 이르러 중국의 고속도로 총 연장길이는 1.6만킬로미터에 달해 세계 제3위를 차지했다. 2003년에 이르러서는 이미 세계 제2위에 도달했다는 통계수치가 있다. 그러고 보면 중국의 고속도로 건설은 15년이란 짧은 시간에 서방의 선진국들이 40년이상의 시간을 들여 쌓은 성과를 따라잡은 셈이다.
베이징-심양고속도로는 1996년 9월에 착공, 4년간의 시공을 거쳐 2000년 9월 15일에 전 구간에 걸쳐 통차를 실현했다. 그 길이는 총 658킬로미터이며 총 투자가 200억원 인민폐에 달했다. 이는 중국정부가 남북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망의 건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도로건설역사에서는 중요한 이정표로 되는 도로이기도 하다.
몇년전에 비해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들의 수량이 훨씬 많아졌고 그 차종들도 참 다양해진것 같다. 고속도로 휴게시설도 전에 비해 많이 훌륭해진 느낌이다. 숙박시설은 물론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고 편의점, 주유소 등이 성업중이었다. 자그마한 흠이라면 세부적인 배려가 부족한 점이랄가.
고속도로의 여러 구간이 보수중이었고 오후 늦어서부터는 비가 내리는 바람에 차는 예정보다 늦게 심양을 경유했고 장춘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10시가 다 되었다.
우리 취재팀의 바쁜 일정은 내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