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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시대 사상가 왕충
2010-05-25 15:29:00 cri

왕충(王充)의 자는 중임이고 지금의 절강성 출신이다. 왕충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였다. 전한데 의하면 왕충은 8살 때 벌써 조금도 틀리지 않게 "논어", "상서" 등 고전을 외울 수 있었다고 한다. 15살 때 왕충은 경도 낙양에 가서 유학의 경전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였다. 그 후 왕충은 또 현아문에 들어가 막료 벼슬자리를 차지했지만 출신이 빈곤하고 사상이 과격한 것으로 하여 통치자들의 중용을 받지 못했다.

왕충이 생활한 시기 유심주의와 미신사상이 절대적인 통치지위를 차지하였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제왕과 귀족은 하늘이 결정한 것이라고 믿었으며 착한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고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결과가 있다는 인과륜회 이론을 신봉하였다. 통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유가학파는 유가경전을 불변의 진리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왕충은 글을 써서 이를 반박하였다.

왕충의 사상은 주로 두 개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유물주의자연관이다. 왕충은 천지와 우주의 물질구성과 운행 법칙에 대해 아직 해석할 수 없지만 천지의 존재는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은 객관적인 존재이며 사람은 자기의 의사를 자연계에 강요할 수 없으며 오직 자연계의 여러 가지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고 명확히 지적하였다. 이런 주장은 당시 황제권리를 지고무상의 권리라고 주장하는 주류 사상과 어긋나고 봉건제왕통치의 이론을 동요시켰으며 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물주의자연관은 왕충이 제일 먼저 제기한 것이 아니다. 유물주의 자연관을 거들려면 중국에서 기원전 6세기 내지 기원전 4세기의 사상가인 노자(老子)와 한비자(韩非子­), 묵자(墨子),순자(荀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왕충의 유물주의이론은 선대 학자들의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왕충사상의 다른 한 부분은 무신론이다. 당시 사람들은 "천생성인"이란 괴상한 전설을 믿었다. 이를 테면 황제는 용이 사람과 교배하여 난 용자, 용손으로 하늘을 대표하여 인류를 통치하는 것이며 자연재해는 인류에 대한 하늘의 징벌이라고 믿었다. 왕충은 하늘이 뜻과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했다. 왕충은 당시 유행된 "재이설", 다시 말하면 자연 재해가 하늘이 임금의 부덕에 대한 경고나 벌이라는 생각이나 "천인감응설"을 부정한 셈이다. 왕충에 따르면 재이 현상은 평소와 다른 자연 현상일 뿐이며 임금의 부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늘과 사람의 일을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왕충의 이러한 입장은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기(Ѩ)에서 비롯되었다는 입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늘 역시 자연이고 물체에 불과하다. 인간의 삶과 죽음도 각각 기가 모이고 흩어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남는다는 견해도 지탱되기 힘들다. 왕충은 그의 "논형.뢰허편"에서 우뢰가 사람을 죽이는 이 자연현상을 실례로 사람이 하늘의 불에 타죽었다는 견해를 천명하고 이른바 뢰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왕충은 또한 사람이 죽은 뒤 귀신으로 변한다는 것을 부정하였다. 그는 사람과 동물의 자연본질은 같다고 하면서 동물이 죽은 후 귀신으로 변하지 못하는데 사람이 죽은 후 왜 귀신으로 변할 수 있겠는가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총적으로 말해서 왕충의 유물주의이론은 기본상 소박하고 직관적이며 따라서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역사의 발전과 도덕의 연변, 사회의 빈부, 사람의 수명과 귀천 등 현상에 대해 유물주의 입장에 맞는 해석을 가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인식론에서 감성 인식으로부터 이성 인식에 이르는 변증관계를 철저히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왕충의 이론은 의연히 후세의 무신론 사상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왕충은 비합리주의, 신비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천인감응설"과 "재이설" 등으로 점철된 유교의 비합리성, 신비주의적 성격을 폭로했다. 그의 생성, 운명, 무귀의 이론은 위진과 당송의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왕충의 주장은 오래 동안 지식인들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하다가 후한 말기에 이르러서야 각별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왕충의 저서에는 "양성서"와 세상의 허망을 증오하고 제설의 참과 거짓을 밝힌 "론형"이 있다. 왕충의 철학사상은 주로 이 저서를 통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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