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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상깊었던 일들 (김금철)
2010-07-22 16:39:03 cri
2006년 7월, 중국국제방송국 한국지국에 기자로 파견돼서부터 2009년 4월에 귀국하기까지 서울에서 2년 9개월간 생활했다. 그동안 본사의 요구에 따라 한국에서 발생한 크고작은 많은 사건들을 취재해 기사를 작성했다. 취재중에 내가 접했던 각양각색의 사건과 사람들은 외국기자인 나에게 한국이라는 이 가깝고도 먼 나라를 좀 더 잘 리해할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활짝 열려있는 대학

내가 서울에 도착한지 열흘도 되지 않았던 2006년 7월 하순의 어느날, 본사에서는 우리 한국지국 기자들에게 한국의 대학들을 방문해 사회에 대한 대학의 개방정도를 주제로 기사를 작성할것을 요구했다. 화제의 배경에는 당시 중국의 북경대학이 사회인들의 학교방문을 제한하고 또한 견학비용을 받을것이라 발표한데 있었다.

한국에 갓 온 나는 사실 서울의 간단한 지리조차 모르는 처지였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말이 통해서 한국인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였다. 우선 우리 지국의 기자 두사람은 록음기, 사진기 등 취재장비를 들고 지국과 아주 가까이에 있는 연세대학을 찾아갔다. 차를 연세대학 정문옆에 잠간 세우고 경비실을 찾아 관리원아저씨한테 찾아온 사정을 얘기했다. 그러자 관리원은 학교 지도를 펼쳐놓고 차근차근 학교의 시설들을 소개해주는것이였다. 지금은 방학이라 정상적인 수업은 없고 일부 학생들만 자습을 하고있고 학교 극장에서는 인기그룹 "동방신기" 팬클럽 행사가 있다는 등등. 제한구역이 아니면 어느 건물이나 자유롭게 돌아볼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차를 몰고온것을 알고는 지도에서 학교내 여러 주차구역을 제시해주고는 주차비는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다. 갈라질 때는 또 우리 보고 지도를 한부 가지고 가라고 부탁한다. 참 선량한 관리원아저씨였다.

이쯤이면 한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연세대학의 개방정도를 여러분도 어느 정도 가늠할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국의 명문대학과는 학교 운영에서 문화가 다르다. 물론 우리는 취재도 잘 마쳤다. 캠퍼스에서 많은 사회인들을 만났는데 이들은 학교정원에서 산보를 하거나 또한 학교 뒤산에 운동하러 다녀온다고 말한다. 기자가 학교에 자주 드나들면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고 물으니 지금은 방학이라 괜찮다고 여기며 평소 학생들이 정상수업할 때에는 잘 오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해석해준다.

한편 이 대학 극장에서 열리는 "동방신기"팬클럽행사는 정말 말 그대로 가관이였다. 수백명의 녀중생팬들이 손에 홍보물을 들고 두줄로 정연하게 줄을 지어 극장밖 부스에서 등록을 하고 극장으로 입석한다. 이들은 조를 나누어 "동방신기" 노래도 부르고 파이팅도 웨치면서 웃고 떠든다. 꿈 많은 10대들에게만 주어지는 문화생활의 일면이라고 생각하니 나는 이들이 부럽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우리는 이 학생들 나이에 무엇을 하며 보냈을가?

나는 행사 주관측을 찾아 무엇때문에 대학을 택해 팬클럽행사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주관측은 의아해하면서 별다른 리유가 없다고 말한다. 연세대학에 행사개최에 알맞는 장소가 있고 또한 기획사에서 대학측에 극장임대료를 지불했기때문에 이곳에서 행사를 한다, 대학에서 이런 행사를 가지는것은 늘 있는 일이라고까지 대답한다.

기사작성의 요구에 따라 우리는 서울대학과 성균관대학도 방문했다. 서울대학 김상범교육행정사무관의 안내로 대학을 둘러보았다. 김상범사무관은 국립대학인 서울대학은 당연히 사회에 개방해야 한다면서 해마다 서울대학을 찾는 방문객이 13만명을 초과한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학교를 더욱 잘 홍보하기 위해 매년 20명의 학생자원봉사자를 선발해 방문객의 안내를 담당하도록 한다. 방문객들은 캠퍼스외에도 도서관, 규장각, 박물관을 참관할수 있고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 조건에서 학교내 TV방송을 통해 학교 수업을 견학할수도 있다. 김상범사무관은 중소학교 학생들이 서울대학을 많이 방문한다면서 이들은 잠재적인 서울대학 학생래원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앞으로의 서울대학 주인들에게 지금부터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것이다.

성균관대학은 600여년의 력사를 자랑하는 사립대학이다. 가장 인상에 남는것은 이 대학의 공자사당이다. 사당내의 대성전(大成殿)에는 공자, 맹자를 비롯한 37명의 유교학파 대표인물의 위패와 36명 한국 선현의 위패가 봉양되여있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에는 충북 진천군에서 온 수십명의 소학생들이 한창 유교의 례의범절을 배우고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대성전앞의 신도(神道)로 걸어다니다가 어른들께 꾸지람을 듣는것이였다. 그 원인은 신도는 과거 왕이나 성인들만 밟을수 있는 길이라는것이다. 참, 너무도 경이로운 장면이다.

"국민들의 공포심리"

한국에서 기자로 있으면서 기사를 작성할 때 제일 분량있게 다루는것이 바로 한국과 조선 관계이다. 내가 한국에 주재하는 2년 동안 남북간에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이중에서 제일 처음 내게 충격을 준것은 2006년 10월 9일에 있은 조선의 지하핵실험이였다. 이날, 한국 여러 TV방송은 정규프로그람방송을 중단하고 핵실험특보만 내보냈다. 어찌도 소식이 많은지 우리 한국지국의 기자들은 온종일 밖에 나가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한국 언론의 뉴스를 종합정리한후 기사로 작성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나는 조선이 핵실험을 한것이 이렇게까지 요란 떨 일일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욱 놀라운것은 어느 TV방송사 기자가 서울의 대형마트에 가서 취재를 하는데 현장에서 "아직까지는 시민들이 전쟁에 대한 공포심리에서 출발해 식품이나 일용품을 사재기하는 일은 없다."고 보도하는것이다. 사실 조선 핵실험에 대한 일반 한국국민들의 반응은 언론기자들의 기대와 너무도 많이 어긋났다. 한국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시민들은 조선이 핵을 보유하는것은 옳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조선이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은 김대중정부때부터 남북교류가 많아지면서 조선에 대한 한국시민들의 리해가 많이 다른 양상을 보였기때문에 공포심리가 크지 않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또한 일부 정치세력들은 이를 한국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후 나는 한국에 2년간 더 머물면서도 또한 지금까지도 조선에 대한 한국인들의 복잡한 감정을 정확히 리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에게 또 다른 깊은 인상을 준것은 당시 조선 핵실험에 대한 한국 노무현대통령의 태도표시였다. 노무현대통령은 긴급브리핑에서 조선의 핵실험을 강력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조선에 대한 포용정책은 변하지 않을것이라고 밝혔다. 이 뜻인즉 한국정부가 정치계의 압력에 못이겨 남북이 함께 경영하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을 중단하지는 않을것이라는것이다. 이는 난제에 봉착할 당시 남북관계 발전에 향후 전환의 여지를 남긴것이다. 그후 비록 남북 경제협력과 민간교류가 핵실험으로 인해 일부 영향을 받았지만 2007년이 되면서 차츰 원 상태를 회복했다. 한국에 주재하는 우리 외국기자들도 한국정부와 현대아산측의 초청으로 조선의 금강산관광지역, 개성공업단지를 방문해 남북경협실태를 취재하기도 했다.

조선반도 남북관계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이 변화무쌍하고 기복이 심하다. 한국에서 정권이 바뀐지 반년도 안되는 2008년 7월 11일, 한국의 녀성관광객이 금강산지구에서 조선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한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과 북 정부는 책임론을 거들며 서로 양보없이 상대방을 비난했다. 그런데 우리 외국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것은 한국정부의 태도표시였다. 한국정부가 먼저 일방적으로 한국인의 금강산관광을 잠시 중단하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발생원인에 철저한 조사가 없이는 한국관광객의 안전이 보장될수 없다는것이다. 이에 조선측도 금강산관광을 중단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남북경협의 상징이라며 국내외에 널리 홍보하던 금강산관광은 2년이 되여가는 오늘날에도 회복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조선측에서 금강산지구의 한국정부 부동산을 동결하고 제3자와 금강산관광을 개발할것이라고 한다. 금강산관광개발 협력업체인 현대아산회사가 금강산관광권을 예매했다고 들었는데 관광권을 구입한 이 사람들은 언제면 금강산에 갈수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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