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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입장의 화합의 장 재현되길 바라면서 (한창송)
2010-07-22 16:37:19 cri
남북 공동입장의 화합의 장 재현되길 바라면서

―2008북경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취재소감

▣ 한창송

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방송이 50주년을 맞이했던 2000년 여름, 나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방송국 입사시험에 최종 합격되여 별로 취직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방송인이 되고싶었던 어린시절의 꿈을 향한 첫걸음마를 떼였다.

취업한파로 취업난에 골치를 앓는 요즘 대학졸업생들을 볼 때마다 어엿한 직업을 갖고있는 나 자신이 행운아라는 느낌을 다시금 절감하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있다.

나의 왼쪽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라비아수자 "7"자가 가늘게 그어져있다. 유치원에 다닐 때 반급친구의 "돌연 습격"으로 남겨진 흔적이다. 그때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북두칠성을 좋아했고 7이라는 수자를 좋아했는지 모른다.

후에 전해들은 얘기지만 7이라는 수자는 외국에서도 행운과 희망의 수자로 환영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때 그 화(禍)가 복(福)이 되여 나에게 늘 행운의 날개를 달아주는듯싶다.

2000년, 졸업을 앞두고 수많은 경쟁자들을 누르고 중국국제방송국 입사시험에 최종 합격되여 방송인이 되고싶었던 어린시절 꿈을 이루었을 때도 그 행운이 따라주었고 2008년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중국국제방송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올림픽기자선발전에 통과되여 올림픽기자로 이름을 올렸을 때도 역시 함께해주었던것 같다.

인류 최대의 스포츠제전인 올림픽을 취재한다는것은 그야말로 무한한 영광과 행운이 아닐수 없다. 평생 기자로 있으면서도 올림픽취재에 한번도 나서지 못한 기자들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실은 방송국의 올림픽기자선발시험(필기와 면접)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북경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기간 하루와 같이 노트북과 취재장비 그리고 참고자료들을 담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메인프레스쎈터와 셔틀버스 정류장, 경기장을 오가면서 난생 처음으로 잔등이 땀에 흠뻑 젖는 경험을 여러번 하기도 했다.

이토록 올림픽전에 충전해온 몸의 "에네지"를 남김없이 발산해가면서 고단한 려정을 이어왔지만 올림픽을 텔레비죤을 통해서가 아니라 근거리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가슴이 부풀어오름을 느꼈다.

가장 인상깊게 관전했던 경기는 중한 대결이 펼쳐졌던 남, 녀 양궁 단체전경기였다.(나에게 배치된 주요 경기종목이 양궁과 태권도였다.) 특히 비속에서 치러진 녀자 양궁단체전은 그야말로 가관이였다.

양궁단체전은 한팀에 3명이 출전한다. 첫 선수가 바람을 읽고 두번째 선수는 기세를 올리고 마지막 선수가 쐐기를 박는것이다.

양궁경기란 그 익숙한 동작조차 떨릴 정도로 심리적압박이 강하다고 한다. 일찍 한국 양궁팀선수들이 체력과 컨디션, 집중력, 심리자질 등을 련마하기 위하여 120메터 번지점프며 12메터 다이빙 등을 마다하지 않고 자아관리를 엄격히 한다는 얘기를 들은바 있다.

제아무리 뛰여난 기술을 가지고있다 하더라도 심리조절에 실패하면 성공할수 없는 종목이 양궁이라는 점에서 양궁선수들에게 더더욱 존경이 간다.

비속에서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태연자약하게 활시위를 당기며 올림픽 6련패(霸) 쾌거를 올리는 한국 녀자양궁선수들의 당찬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한국 양궁이 쌓아온 장벽의 높이와 두께를 다시금 실감했다.

이밖에 감명깊게 전해들은 경기소식중의 하나가 바로 녀자도마개인전 결승에서 우승한 조선선수 홍운종의 얘기다. 비록 현장에서 지켜보진 못했지만 양궁과 태권도외, 기타 경기장에서 조선이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메달순위에 들게 될 경우 언제나 첫 시간대에 어김없이 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곳을 지키고있는 방송국 동료들이 선수들의 이름표기법을 묻는 전화다. 홍운종이 중국선수 정비(程菲)를 누르고 우승을 했다는 소식도 바로 그렇게 전해들었다. 처음에는 조금 놀라왔다. 최근 몇년간 정비가 이 종목의 우승을 석권했으니까. 홍운종의 금메달은 북경올림픽에서 조선대표팀의 두번째 금메달이자 또한 조선의 체조사상 녀자부의 첫 올림픽금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것 같다.

어느 분야든지 정상에 오른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북경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도 물론이지만 나에게 더 큰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던분들은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다.

누군가가 "장애인선수들은 이미 인생의 승리자이다."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 말에 100% 찬동한다. 신체적인 불편함을 딛고 경기장에 나서서 보여준 불굴의 투지, 항상 큰 힘이 되여준 사랑하는 가족과 믿어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 자체가 메달의 색갈과 그 여부를 떠나서 감동스러운 드라마 한편이였다.

이번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내가 접했던 선수들은 과반수가 후천적, 즉 사고로 생긴 신체적장애를 갖고있었다. 하지만 내가 본 선수들은 모두 하나같이 밝고 명쾌한 모습들이였다. 그들이 똑같이 하는 얘기라면 전에 소심했던 성격, 다치고나서 생겼던 좌절감이라든지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모두 운동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하고 삶이 즐거워졌다는것이다. 스포츠만이 이처럼 장한 일을 이루어낼수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도 한다.

북경올림픽 기자로 직접 뛰면서 느꼈던 옥에 티, 혹은 유감이라면 개, 페회식 때 조선과 한국 대표팀의 동시입장이 무산된 점이다. 런던에서 치러질 차기 올림픽에서는 전세계 인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남북 공동입장 화합의 장면이 재현될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방송국에 입사한 10년간, 2008년 북경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외에도, 2009년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0주년 군사퍼레이드 및 군중행진을 비롯한 여러 굵직한 행사에 특파기자로 파견되는 영광을 지니기도 했다.

그래서 난 항상 감사한 마음이며 그 행운에 보답하기 위해 얼마나 기여할수 있는가를 늘 짚어보며 자신이 림하는 모든 일에 애착을 갖고 친절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왔다.

오는 11월, 나는 또 제16회 아시안게임 취재기자로 파견되여 광주를 찾게 된다. 변함없는 신념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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