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오는 TV처럼 여러명이 모여서 보는게 아니라 분명 "한사람"이 듣고있다. 때문에 "내 방송을 누군가 듣고있다."는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인식해야 한다. 특히 음악프로그람을 제작할 때 이 점을 잘 장악하고 훌륭한 곡과 진행으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음악프로그람은 시사나 다큐멘터리와 달리 오락성과 취미성이 풍부하다. 일부 사람들은 음악프로그람은 기타 프로그람 제작보다 쉽고 간단하다고 오해할수 있다. 사실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방식이 예전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손쉬워졌기때문에 그만큼 음악 취향이나 수준이 더 전문화되였다. 음악프로그람도 그만큼 도전성이 강하고 맛있는 "소스"를 요구하기에 그 제작과정에 더 큰 난이도가 제기된다.
참신한 기획
좋은 기획이 좋은 프로그람을 낳는다. 기획안이 확실하면 70%가 성공했다고 할수 있다. 프로그람 제작에서 기획이란 무엇일가? 기획은 예술가를 움직이는 뜻하지 않은 첫 령감, 음악가의 그 생체적인 리듬, 본능같은 음감에 철저히 의존해서 태여나는 보이지 않는 혼과 같은것이다.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송에 있어서는 리해하기 어려운 "괴물"같은 존재, 장차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갈지 전혀 모르는 낯선 "생물체"같은것이라고 한다.
프로듀서들이 가장 머리 아파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그리고 자신의 력량을 가장 멋있게 드러낼수 있는것이 곧 새로운 프로그람기획이다. 하지만 대체로 프로듀서들이란 자기가 맡고있는 프로그람에 푹 빠져 그 외의것에 대한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시작이 반이라고 기획안이 나오면 일단 프로그람제작은 시작된것이다.
좋은 기획은 혼자서는 하기 어렵다. 아이디어는 있을수 있지만 그것이 프로그람기획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몇 필요한 사람들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설득력을 더 많이 갖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는것은 아니다. 프로그람도 엄연한 상품이기때문에 수요의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제작해야 하는만큼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최소한의 팀이 이루어져 프로그람을 기획하는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훌륭한 음악프로그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평소 각종 음악과 관련된 음악사, 기초리론, 전문용어, 악기 및 음악 쟝르별 특성 등에 대한 지식을 키워야 하며 음악이 갖고있는 각각의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프로그람구성시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련결시키는 전문적인 감각을 키워야 한다. 점점 치렬해지는 정보시대에 많은 경로로 얻을수 있는 각종 음악정보를 흡수하고 분류하여 나만의 정보목록을 축적해나가는 습관을 가짐으로써 제작 일선에서 전문가로서의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적합한 선곡
음악프로그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곡이다. 선곡은 뜻 그대로 "음악을 고르는것"과 어떤 순서로 방송할것인가를 결정하는 "배렬", 크게 이 두 부분으로 나눌수 있다. 선곡은 청취자에게 호감을 주는것이 가장 중요한데 선곡을 통해 제작을 담당한 PD의 개성이 표출되여 프로그람특성이 자리잡힌다.
그렇다면 선곡의 기준은 어떠한가?
첫째, 프로그람의 성격에 준하는 음악의 수준을 설정하고 그 수준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야 한다. (청취대상, 방송시간도 참조로 한다.)
둘째, 전체 흐름에 리듬감이 있도록 한다.
셋째, 계절, 일기, 시간, 사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변화를 주고 PD가 음악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할 때에는 전문가 및 기타 인력을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음악프로그람의 첫 곡은 강한 인상을 줄수 있는 곡이면서 생소하지 않은 음악이 좋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중적이며 친화력이 강한 곡을 선곡하는것이 좋고 도입부가 약하거나 느린 곡은 피하는것이 좋다. 프로그람에서 처음 선곡하는 곡은 보도자료를 참고하거나 평소의 자료수집을 통해 가수, 작사, 작곡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첫 곡 직후 멘트를 처리하는 경우와 처음 두곡을 이어서 내는 경우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처음에 두곡을 이어서 낼 경우, 두 음악이 상당히 어울려야만 효과를 낼수 있다. 이때 지루해질수 있는 페단을 경계해야 한다. 음악적특성을 강조하는 음악은 프로그람의 중간부분이나 뒤부분에 배렬한다.
가수의 라이브, 인터뷰, 스튜디오 라이브 등 오디오 및 비디오 자료를 수집하여 활용하거나 제작사, 전문가, 수집가, 소장가들이 소유한 자료와 각 방송사의 음반자료를 활용할수 있다.
DJ의 역할
라지오에서 DJ는 훌륭한 "기수"처럼 음악과 더불어 청취자와의 만남을 통해 정서와 오락과 정보 그외에 많은것을 주고받으며 교감을 나눌수 있는 사람이다. DJ는 청취자에 대한 충분한 리해(청취자의 나이, 직업, 상황 등을 전제로 프로그람의 성격, 선곡, 시간대에 차이가 있다.)가 필요전제로 같은 내용이라도 주청취자 대상에 따라 접근방식과 표현의 눈높이가 달라야 한다. 완벽한 라지오진행을 위해 DJ멘트의 요령을 잘 장악해야 한다.
1) 말의 리듬을 살려야 한다.
리듬은 억양과 톤, 강조를 잘 활용할 때 생겨나고 또한 말의 흐름에 생기를 주고 활력을 부여한다. 그날 선곡의 흐름을 돕는 말의 흐름도 중요하다.
2) 톤의 변화도 중시해야 한다.
톤(목소리의 높낮이)의 변화는 말에 리듬을 주고 흐름을 다채롭게 한다. 음악의 정서와 템포에 따라 목소리의 톤을 바꾸는것이 DJ멘트의 요령이다.
3) Pause(쉼)를 잘 활용해야 한다.
Pause는 어떤 내용을 강조하거나 변화를 주기 위해 필요하다. 잠간의 의식적인 쉼이나 호흡이 때로는 의미나 감정의 전달과 분위기전환에 있어 큰 효과를 낸다.
4) 쉽고 간결하게 말한다.
DJ멘트에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것은 말을 쉽게 풀어서 하는것이다. 청취자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듣기를 원한다. 론리적인 사고를 위한 방송이 아니기때문에 간결하고 쉽고 명확하게 하는것이 DJ의 능력이며 요령이다.
DJ의 멘트는 2분 정도로 3분을 넘지 않도록 하는것이 좋다. 그러나 어느 누가 듣든지 귀가 솔깃한 얘기로 자신감이 있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시간의 길이는 상대적이기때문이다. 또 교훈적이고도 계도적인 내용은 가급적이면 피하는것이 좋다.
5) 청취자와 1:1로 정성을 다해 대화한다.
DJ멘트에 있어서 의미전달 못지 않게 중요한것은 감정전달인데 음악프로그람에 있어서 DJ와 청취자는 1:1의 만남의 관계가 형성되므로 DJ는 청취자 한사람과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때로 친구로, 련인으로, 가족으로, 상담자 신분이 된다. 처음 DJ프로그람을 하는 신인아나운서는 련인이나 친구의 사진을 마이크앞에 놓거나 상상하면서 말하기를 권하기도 한다. 특히 청취자의 전화대담, 희망곡이나 사연에 대한 언급은 요약하되 친절하게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청취자 한사람한사람을, 나아가 모든 청취자를 사로잡을수 있다.
맺는말
많은 대중음악은 라지오를 통해 전파된다. 영상시대라 하여 춤을 위주로 하는 가수도 등장하지만 진정한 가수로서 인정을 받거나 한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라지오를 통해 음악성으로 살아남는 가수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라지오는 한시대 대중음악 흥행의 척도로 존재하는것이다.
라지오의 위력은 각종 재난시 강력하게 나타난다. 휴대성의 간편함, 뉴스전달의 신속성, 세계 어디서나 보도 청취가 가능한 점 등이 다른 매체에 비해 장점으로 되며 매체 환경이 바뀌여도 달라지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있다.
라지오의 이러한 장점을 잘 리용하여 음악을 최고의 프로그람형식으로 대중들에게 전파하는것이 바로 음악프로듀서들의 공동과제이다.
현재 음악계에 있어서 인터넷과 MP3문화의 등장은 마치 과거 인문사회의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원동력이였던 금속활자술의 발전과 같아 전세계 음악계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기존에 비해 사람들은 좀 더 다양한 쟝르의 음악을 수용할수 있게 되였고 음악을 들을 때 예전처럼 연예기획사의 기획된 방식에 따라다니는 수준을 넘어서서 이제는 자기 취향을 중심으로 음악 자체를 골라 듣는 형태로 변화된것이다. 바로 인터넷과 MP3이 이런 대중의 골라듣기를 더욱 쉽게 해주었고 이로 인해 대중이 음악에 대해 더욱 주체적인 립장이 되도록 변화를 이끌어 왔다.
이러한 형세에서 음악프로그람제작은 큰 도전에 직면한 동시에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할수 있다. 바로 음악프로듀서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 구성이 완벽한 음악프로그람을 창조하고 이에 따른 고정된 청취자군을 만들수 있기때문이다. 현재 많은 나라 방송들은 과거의 구태의연한 라렬식프로그람 제작방식을 탈피하고 전문화, 고급화된 형식으로 탈바꿈하고있다. 우리의 음악프로그람도 이제는 좀 더 주체적이고 수준있는 방송으로 청취자대중의 음악문화를 선도해갈수 있게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뉴미디어시대―라지오프로듀서 되기(KBS 라지오본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