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추천코스:무석 혜산 사당 옥상의 풍경
무석 혜산 기슭에는 12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사당 건축물 군락이 있다. 형태가 상이한, 불규칙적으로 들어선 정취있는 사당과 정원누각(樓閣), 서당과 무대, 부두가와 다리 등 건축물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혜산고진(古鎭-옛 소도시)의 이채로운 강남 건축물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혜산 사당 옥상의 형태가 다양한,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 또한 혜산 고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특한 풍격이다.
혜산 고진에 들어서면 마치도 강남수향(水響)을 그린 화폭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 든다. 집집마다 늘어진 수양버들, 또 집집마다에 물이 흐르고 있다. 맑디 맑은 용두하(龍頭河)를 중축으로 금산석과 내화벽돌을 깐 친수(親水)보행로는 고전적인 운치를 자랑하고 있다.
용두하 양켠에 자리한 옛날 모습을 재현한 민가와 사당은 담이 높고 정원이 깊숙하다. 이곳을 거닐노라면 마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싶다. 이때 머리를 들어 옥상을 바라보면 또 다른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섬세한 지붕 조각이다.
예로부터 강남의 고전 건축물의 예술풍격은 지붕 장식에서 잘 체현되고 있다. 검정색의 용마루는 간결한 라인에 끝부분이 약간 치켜 올라가 있어 용마루를 넘어 바라보이는 하늘까지 길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듯 싶다. 뿐만이 아니다. 더욱 혀끝을 차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용마루에 장식된 정교한 조각들이다. 많은 관람객들은 옛날 모습을 재현한 사당 건축물의 전반에 매료될 뿐만 아니라 특이한 사당의 용마루 장식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용마루 사진 촬용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 미스터 장을 만나보았다. 중경에서 온 대학생 미스터 장은 강남의 고대 건축물의 용마루 장식의 신기함과 감화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음향-1)
"조각 장식이 참 아름답군요. 무늬가 섬세하고 고전적인 색채가 다분합니다."
무석시 혜산고진보호건설실무팀 사무실의 송기신 전문가는 반평생을 정원사업에 바쳐온 분이다. 혜산고진 기획초기부터 이곳에 입주한 송기신 전문가는 혜산고진의 건축물에 대해 손금보듯 빤하다. 고대 건축물의 용마루 장식은 중국 특유의 문화라며 말한다.
(음향-2)
"잡상은 중국 고대 건축물에서 지붕마루에 사용하는 장식물입니다. 최초에는 용마루의 기와와 양끝을 고정하는 기능뿐이었습니다."
중국 고대 건축물은 대개가 토목구조이다. 옥개는 목재 구조에 기와를 얹어 만든다. 처마 끝 부분의 기와는 가장 앞부분에 위치해 있어 윗부분 기와의 하중을 지탱해 내야 한다. 따라서 보호조치가 따르지 못할 경우 큰 바람에는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최초에는 기와못으로 처마 끝 맨 앞의 기와를 고정했다. 이 과정에서 기와못에 대한 미화가 추진되면서 각종 캐릭터를 만들어 실용적인 기능 외에 장식과 등급을 표시하는 역할을 가미하게 됐다.
하여 건축 역학의 수요에서 비롯된 잡상에서 소박한 건축 미학사상을 엿볼 수도 있다. 송기신 전문가의 말이다.
(음향-3)
"고대 잡상은 일정한 규정이 있습니다.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용은 황제의 옥상에만 사용할 수 있고 기린은 일품의 관리, 이품에서 4품의 관리는 기린을 사용했고 일반 서민들은 두루미나 물고기, 원앙새 등을 사용했습니다."
고대 건축물 옥상에 등장하는 잡상은 형태가 다양하고 처한 위치도 상이하며 정의와 호칭도 다르다. 지붕의 맨 꼭대기 중심에 지면과 수평선을 이루는 마룻대에 올리는 잡상은 보통 3개가 한개 조를 이루며 각기 좌우 양 끝과 중간에 둔다. 가장 흔한 것이 조각이 정교한 서수(瑞獸)인데 이를 문수(吻獸)라고도 한다.
마룻대의 양쪽 끝에 수척(垂脊)이 각기 두개씩 있다. 두개 수척이 맞대어 인(人)자형을 이루는데 여기에 한줄로 수척수를 새기는데 이를 주수(走獸)라고 부른다. 수척수는 많아서 10개이고 용, 봉황, 사자 등 상이한 뜻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있다. 용은 전설에서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리게 하는 신물이었고 황권의 상징이었다. 봉황은 고대 전설에서 새 중의 왕의 이었고 길상의 상징으로 덕망이 높은 분을 비유했다. 사자는 용맹함과 위엄성을 대표했다. 주수의 갯수는 건축물의 서열에 따라 다르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고궁의 태화전에서만 10개 주수를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황권의 지고무상함을 상징한다.
혜산고진에는 총 118개의 사당이 있다. 원래 대부분 사당의 지붕마다 잡상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일부 잡상은 파손되고 일부 잡상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헤산고진 사당을 수복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작업인들은 잡상 회복에 큰 공을 들였다. 송기신 전문가의 말이다.
(음향-4)
"사당을 짓는 과정에 사당주인의 지위와 신분에 따라 건축물에 상이한 잡상을 얹게 됩니다. 사당을 수복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시공부문에서 전문 명장을 파견해 잡상을 연구했습니다. 주로 족보 자료에 보통 사당 그림이 들어있는데 그것을 참고했고 또 한쪽으로는 민간에서 보존해온 오랜 사진들을 참고하면서 혜산 사당의 일부 잡상을 복구시켰습니다."
혜산고진 사당 가운데 특이한 잡상을 갖고 있는 건축물이 있다. 이 건축물의 마룻대 중간에는 작은 사람모양의 조각상이 3개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리 3명을 그린 조각상이다. 이곳이 바로 원래 조신들이 조회를 기다려 모이던 조방이었다. 송기신 전문가는 여기에 깃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음향-5)
"강희제는 강남에 6번 내려갔었고 건륭황제는 무석을 7번이나 찾았댔습니다. 이곳은 지방관리들이 황제가 혜산에 내려올 때를 대비해 만든 임시 휴식처였습니다. 그래서 지붕 마룻대의 중앙에 관리 셋의 조각상이 있고 양끝에 봉황 두마리가 있는 것입니다. 봉안이 남향이라 황제의 왕림이 경사임을 뜻하고 있습니다. 이 건축물의 역할과 지위를 나타내는 조각상입니다."
혜산사당에는 거개가 잡상이 있다. 잡상은 동물과 화초가 위주이며 박쥐, 두무리, 소, 원앙새, 봉황, 물새 그리고 소나무와 분재 등 모양새가 있어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혜산고진 사당의 복원이 전반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사당 잡상도 보다 풍부하고 이채로워질 것이다. 관광객들은 잡상의 예술성을 감상하는 동시에 혜산 옛거리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 문화도 감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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